by정다슬 기자
2013.11.11 11:35:19
[이데일리 정다슬 이도형 기자]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1일 자료미제출 논란으로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파행됐다. 야당의원들은 자료를 충분히 제출받은 다음, 청문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 의원들은 청문회가 일단 12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우선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자료를 받자고 맞서고 있다. 결국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논란 속에 정회했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개회되자마자 “황 후보자의 자료미제출, 부실자료 제출, 부실답변 수준이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면서 “감사원장으로서의 기본자질을 의심케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단적인 예로 업무추진비는 내역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만났는지 일체 내지 않고 증빙서류도 내지 않았다. 이렇게 하면 청문회 못 연다고 하니깐 어제 세부내역 내서 살펴보니 3900만원 사용했다는데 자료제출은 2300만원으로 1600만원이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환거래 내역 역시 한국은행에서 받으라고 해서 한은에 요청했더니 본인 동의 없어 제출 못하겠다고 하더라. 한은·금융감독원에 책임을 떠넘기고 자료제출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은 홍 후보자의 자료미제출이 감사원장의 소양미달이라고 비판했다. 강동원 무소속 의원은 “가장 도덕적이어야 할 감사원에서 자료 제출 요구를 하지 않은 이율배반적인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며 “감사원은 피감기관이 자료제출을 안하면 검찰을 고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청렴성을 강조해야 할 감사원장이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고발대상이다”라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은 황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가 미흡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점, 후보자 선서를 통해 정확한 답변을 들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우선 청문회의 속개를 요청했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양건 전 감사원장의 준비기간은 16일이었는데 이번에는 일주일밖에 안되는데 자료제출 요구는 490건에 이른다”며 “일단 준비된 자료가 많으니 회의를 진행하고 준비가 안 된 자료는 나중에 분석해 내일 청문회까지 얘기하자”라고 말했다.
황 후보자는 “자료 제출 관련해서 열심히 준비했지만 결과적으로 의원님들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한 점은 송구하다”며 “지금 즉시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