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강국 코리아' 대표 23명, 명장 영예 안아
by김정민 기자
2013.08.28 15:02:29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1989년 겨울, 진윤근 (당시 18세) 학생은 살을 저미는 칼바람을 맞으며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 서 있었
다. 창원기계공업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에 기능올림픽 출전선수 특채로 채용돼 첫 출근하는 날이었다.
진윤근(43) 현대중공업 조선품질경영부 기원은 “정문앞에 섰을 때 부모님께 주신 5만원을 들고 현대중공업 정문을 들어서는 순간 ‘열심히 성실하게 무엇이든 배워 최고가 되라’는 부모님 말씀을 떠올렸다”고 회고했다.
진 기원은 이때 세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번째가 돈을 많이 모아 부모님께 논을 사드려 효도하는 것이고, 둘째가 기술과 기능을 배워 세계기능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이 우리나라 최고의 명장이 되는 것이었다.
진 기원은 24년만에 마지막 목표를 이뤘다. 고용부가 28일 발표한 ‘2013년 대한민국명장’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 진 기원은 직선만 가능했던 자동용접 장치를 개선, 곡선용접까지 가능하게 하는 등 조선 용접분야에서 13개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용접 전문가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진 기원을 포함, 지금까지 총 27명(재직자 17명, 퇴직자 10명)의 명장을 배출하며 업계 최다 명장을 보유한 회사가 됐다.
고용부는 이날 대한민국명장을 비롯해 숙련기술전수자, 우수 숙련기술자 등 우수숙련기술인과 숙련기술장려모범사업체를 선정해 공개했다. 숙련기술인의 정점인 ‘대한민국명장’에는 23개 직종에서 23명이 선정됐다.
권오열(56) 농협종묘센터 단장은 농업 직종 명장에 올랐다. 권 단장은 30년 동안 종자 개량사업에 몰두해 왔다. 올 여름에도 더위에 지친 이들을 위로해준 ‘달고나 수박’이 권 단장 대표작이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6종의 파프리카 신품종을 개발, 품종보호 출원을 한 상태다.
권 단장은 “30여년 동안 여름휴가 한번 가지 않고 60도를 넘나드는 비닐하우스를 집삼아 연구해온 노력을 인정받게 돼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용업 분야에서는 김성철(43) 쎄아떼프리미어 대표가 명장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가난에 시달리던 고교시절,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말에 혹해 이용업계에 발을 디딘 김 대표는 낙후된 이용업계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각오로 이용업 기술개발과 후진 양성에 노력해온 공을 인정 받았다.
올해 명장 심사에는 전국에서 내노라하는 기술인 188명이 지원해 8:1의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명장에 선정되면 대통령 명의 증서와 명패, 휘장이 수여되며 일시 장려금 2000만원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