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11.10.11 15:29:00
청와대 지시, 4대강 완공 현판으로 교체
10월22일까지 한시적..과잉홍보 지적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4대강이 서민과 중산층을 끌어내렸다?`
과천 정부청사 1동 기획재정부 건물 앞엔 `서민은 따뜻하게, 중산층은 두텁게`라는 표어가 붙어있다. 현 정부의 정책 의지를 담은 표어다.
그동안 정부는 재정부를 제외한 나머지 부처들에게 현판을 달지 못하게 했다. 정책 기조에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는 취지 때문이었다. 지식경제부가 이 같은 금기를 깨고 지난 7월 `산업강국, 무역대국 완성`이라는 현판을 내걸었을 때도 재정부는 정책기조를 훼손한다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정부가 금과옥조(金科玉條) 처럼 여기는 `서민은 따뜻하게, 중산층은 두텁게` 현판도 결국 현정부 역점 사업인 4대강 사업에 밀렸다.
11일 과천청사관리소는 이날 재정부 현관에 내건 `서민은 따뜻하게, 중산층은 두텁게` 현판을 내리고 `4대강 새 물결맞이 10월 22일에 만나요`라는 현판으로 갈아치웠다.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현 정부가 이 현판을 내건 지 2년 만이다. 4대강 사업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 앞에 현판을 내거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홍보 효과 극대화를 위해 재정부 1동에 내걸라고 청와대가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청사관리소측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이 마무리 됐다는 의미에서 1동에 현판을 내걸었고, 행사 이후엔 원위치가 될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물론 문화관광부, 각 지자체 등이 4대강 사업 홍보비를 지나치게 사용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바꾸지 않았던 현판도 4대강 사업으로 교체하는 것은 과잉 홍보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