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등 20여개 농식품 `유통거품` 확 뺀다

by박옥희 기자
2008.09.08 16:02:14

사과·배추·쇠고기·고등어 등 20여개 농식품 선정..유통비용 분석
농식품부 장관 "유통비용 절감·생산성 상향으로 경쟁력 높이겠다"
"한우, 美쇠고기 가격의 2배 정도면 소비 늘어날 것"..현재 3배

[이데일리 박옥희기자] 정부가 사과, 배추, 쇠고기, 고등어 등 20여개 주요 농식품에 대해 유통단계마다 발생하는 유통비용을 따져 절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8일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20여개 품목 정도를 선정해 생산단계에서 유통단계까지 단계별로 전부 분석하겠다"며 "비용을 어디서 축소시킬 수 있고, 유통구조가 어디가 문제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품목 특성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장관은 작년 3월 경주 영주에서 출하된 사과를 예로 들면서 `영주→가락시장→소매상` 이렇게 3단계를 거칠 경우 농가의 수취가격은 1kg당 1900원, 소비자 구입가격은 4200원으로 유통비용의 비율이 54.8%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주→농협 하나로마트` 이렇게 직출하할 경우 농가 수취가격은 2160원, 소비자 구입가격은 4100원이다.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직거래 할 경우 소비자 가격은 1kg당 100원 저렴하고, 농가수취가격은 260원 높다는 의미다.

장 장관은 "농식품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제거할 경우 소비자들의 부담을 상당 폭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어업인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비용을 공개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과도한 유통비용이 붙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강력히 추진할 것임을 피력했다.

장 장관은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가격을 공개한다는 의미에서 추진할 것"이라며 "어떤 품목에 대해 출하단계에서의 가격, 도매과정에서의 가격, 이후 이 폼목이 백화점, 할인점, 정육점에서 각각 얼마에 판매되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도하게 많이 비용이 붙는 것에 대해 압박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 장관은 유통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높여 우리 농식품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장 장관은 "외국산 농산물이 많이 수입되고 있는데 우리 농식품의 약점은 가격이 높다는 점"이라며 "유통 문제로 돈이 많이 들고, 생산성이 떨어져서 생산비가 많이 드는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된다고 했을 때 한우 농가가 많이 불안해 했는데 현재 한우 가격이 미국산 쇠고기 보다 평균 3배정도 높다"며 "소비자들의 의향 조사해 본 결과 가격이 2배 정도만 되면 많이 판매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현재 한우가 차지하는 비중이 44%인데 가격을 조금만 낮추면 50% 그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