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1.12.01 14:40:53
지멘스 "2009년 협력사 아르베디 기술 판매권 계약"
포스코 "아르베디 기술 도입해 새 기술로 개발한 것"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독일 지멘스가 포스코(005490)의 `연연속 압연(endless strip)` 기술 판매 방침에 발끈하고 나섰다. 원천기술이 지멘스의 제휴사에 있다며 포스코의 기술 판매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1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지멘스는 포스코의 연연속 압연 기술 판매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연속 압연 기술은 철강 제품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연연속 압연 기술을 판매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냐는 것이다.
지멘스는 제휴사인 이탈리아 아르베디가 연연속 압연 기술을 개발했다며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다. 아르베디는 1980년대부터 6억달러를 투자해 핵심기술을 개발했으며, 연연속 압연 기술 관련 특허 4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멘스는 지난 2009년 이 기술을 다른 회사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계약을 아르베디와 체결했다.
반면 포스코는 1990년대 아르베디의 기술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그 후 추가 개발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탄생시켰다고 맞서고 있다. 아르베디와 포스코의 연연속 압연 기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지멘스 측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연연속 압연 기술 판매 소유권에 대한 (포스코와의) 이견에 대해 우리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혀 소송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원천기술을 가진 아르베디는 지멘스의 편에 섰다. 지오바니 아르베디 아르베디 회장은 FT에 "포스코가 새로운 기술을 다른 기업에 판매하려는 것은 아르베디의 기술적 아이디어를 완전히 도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아르베디의 원천기술을 도입한 것이 맞지만, 특허는 우리가 더 많다"며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맞섰다.
이 관계자는 FT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지멘스나 아르베디로부터 법적인 소송이 제기된 것은 없다"며 "한 쪽의 말만 들어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