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 업계 "친환경차 부품은 내가 직접"

by김현아 기자
2011.02.22 12:16:13

도요타, GM 등 자체개발하거나 합작법인 설립
리튬 광산 및 희토류 개발도 착수
현대차도 사업목적에 친환경차 자원 개발 추가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하이브리드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친환경차 핵심 부품에 대한 주도권 경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친환경차에선 엔진이나 미션을 배터리나 인버터·전기모터가 대체하는 데, 현재 기술로는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 모터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희토류 금속은 중국에 매장량이 집중돼 있어 대체 광산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현대차(005380)를 비롯 도요타, 닛산, 혼다,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생산과 관련 합작법인을 만들거나 원재료 확보를 위해 광산 개발에 직접 나서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15일 발간한 '친환경차 부품 시장 동향과 업체별 수급전략'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핵심부품만큼은 내제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요타는 구동용 모터와 인버터에 대해 자체 생산과 계열사(아이신AW, 덴소)를 통한 조달을 병행하는데, 프리우스 판매가 늘면서 계열사를 통한 부품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도요타는 호주 광산업체와 친환경 배터리 관련 합작법인을 만들고 아르헨티나 리튬 광산 개발에 돌입했다. 희토류에 대해서도 도요타통상을 통해 인도와 베트남에서 합작법인을 만들고 현지 광산 개발에 착수했다. 
 
닛산은 현재 전기차용 주요 부품의 기술 및 생산을 전부 내제화하고 있으며, 배터리의 경우 NEC와 합작법인인 오토모티브에너지서플라이(AESC)에서 조달받고 있다.
 
혼다는 자체적으로 인버터 내 핵심부품인 전력반도체의 주요 공정을 생산중이며, 외부 연구기관과 협력해 차세대 전력반도체 모듈을 개발중이다. 일본 배터리업체인 GS유아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친환경차용 배터리의 안정적인 조달처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GM은 초기에는 히타치 등 일본계 부품사에서 핵심부품을 조달했지만, 2008년부터는 비일본계 주문자상표부착(OEM) 및 부품사와 공동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한 배터리의 내제화를 위해 2009년부터 '글로벌 배터리 시스템 실험실'을 운영중이다. 2010년에는 리튬이온배터리 자체 생산을 목표로 팩 조립 공장을 신설했으며, 구동용 모터 자체 생산을 위해 약 2.5억 달러를 투자해 미시간, 인디애나, 캘리포니아에 R&D 시설을 구축하기도 했다.
 
포드 역시 일본계 시스템에서 탈피해 배터리와 트랜스미션을 자체 생산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기존 내연기관 성능 개선에 집중했던 폭스바겐도 '리튬이온 배터리 2015 컨소시엄' 구축을 통해 자체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모터 분야에서 효성과 배터리에서 LG화학과 긴밀하게 제휴하고 있으며, 사업 목적에 희토류 등 친환경차 자원 개발 및 판매업을 추가하는 쪽으로 정관을 바꾸기로 했다.
 
이현순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 "현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이 1km/h 당 100만원 정도여서 1시간에 16km를 간다면 배터리 가격만 1600만원 어치가 들어가는 셈"이라면서 "배터리 용량이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희토류에 의존하지 않아도 모터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중이나 쉽지 않다"면서 "(매장량이 집중된) 중국외에 몽고나 카자흐스탄에 가서 공동개발하는 등 별도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김경호 주임연구원은 "친환경차에서는 배터리, 인버터의 전력반도체, 전기모터 등 주요 부품의 중요성이 더욱 커져 완성차 업체의 핵심부품 내제화 경향이 두드러진다"면서 "주요 부품에 대한 수급을 안정화하려면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대체 기술을 개발하는 등 기술 내제화외에도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