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신용평가 부풀리기 의혹에 `휘청`

by김혜미 기자
2009.09.24 14:31:22

前 무디스 직원, 24일 미 하원서 증언.."평가 부정확"
의회·관계당국, 신평사 예의주시..무디스, 의혹 핵심에

[이데일리 김혜미기자]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전방위적인 압박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리먼 브러더스 붕괴 이후 감독 당국이 모기지 관련 채권에 대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부풀리기`를 조사 중인 가운데, 전 무디스 직원의 증언이 이같은 의혹에 대한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등급을 평가하는 기업들에게서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점에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평가를 신뢰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증언은 의혹을 사실로 확인시켜 줄 전망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 하원 감독과 정부개혁 위원회는 신용평가사 개혁과 관련한 증언을 들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무디스의 전 애널리스트 에릭 콜친스키는 무디스의 실제 내부 관행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증언 초안에 따르면 콜친스키는 신용평가사에 더 엄격한 기준과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할 전망이다. 그는 신용평가사들이 스스로 평가한 기업들에게서 수익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평가가 제한적이라고 거듭 주장해 왔다.

그는 특히 무디스의 경우 `신용 정책`과 `(신용등급 평가)승인` 그룹의 독립성이 부족할 뿐더러 관계 직원의 수도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애널리스트들이 사업과 관련한 강압적인 위협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콜친스키는 신용위기가 도래하기 직전 모기지 증권에 기반한 자산담보부증권(CDO)를 조사했다. 그리고 모기지 시장이 붕괴된 뒤 콜친스키는 무디스 등급 평가부문이 아닌 무디스 이밸류에이션의 최고업무집행책임자(COO)가 됐고, 무디스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금융위기 원인 등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그는 신용위기가 발생한 뒤 신용평가사들이 부풀려 온 신용등급에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회사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무디스 대변인은 "독립성과 평가 절차의 완전무결함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용정책과 승인을 맡고 있는 부서 역시 "적정 수준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콜친스키의 증언 이후 무디스는 다른 어느 신용평가사보다도 거센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는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 등과 함께 모기지 기반 증권에 대한 고평가로 2년 동안의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는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으며, 관계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

산업 전문가들은 이번 증언으로 인해 무디스가 경쟁사에 비해 관계 당국의 더 높은 주의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률회사인 메이어 브라운의 제이슨 크래빗은 "(증언이) 신용평가사를 이용하는 사람들보다는 의회와 관계당국에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달 들어 주가가 25% 급락했고,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무디스 주식 보유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지분은 지난 7월 중순까지만 해도 20.4%에 달했지만, 이달 초 16.6%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