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장관 후보자 “주 52시간제 유연화 쉽지 않다…현 제도 안착 우선”

by최정훈 기자
2022.04.15 11:46:19

고용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
“주 52시간제 유연화 여소여대 국회에서 쉽지 않아”
“최저임금 차등적용 한국과 안 맞아…현실 바뀌면 바뀔 수도”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주 52시간제 유연화에 대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중요한 것은 현 제도의 안착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해서는 “한국 사회와 맞지 않는다”면서도 “경제 환경이나 현실이 바뀌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강남구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15일 오전 고용부 서울강남지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먼저 이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대통령선거 당시 스타트업 청년들이 주 52시간제에 예외가 필요하다며 “일주일에 120시간 바짝 일하고 이후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정보통신(IT)업계 젊은 분들 의견을 전한 것이라고 기사를 봤다”며 “노동자 건강·휴식권과 균형을 지키며 기업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보자는 취지의 말씀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주 52시간제를 유연화하는 것에 대해 “현실적으로 노동시간을 여야 합의로 개정했고, 정착 내지 안정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여소야대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우선 중요한 것은 주 52시간제를 안착시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주 52시간제 시행 때문에 생기는 경직·획일성으로 인한 일자리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언급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관해 이 후보자는 “최임위에서 객관적 자료를 두고 대화로 풀어가는 것이 옳다”면서도 “그간 수차례 노사 간 이견과 논란에도 단일 최저임금이 한국사회에 맞는단 결정이 내려져 왔는데 제도를 둘러싼 경제환경과 현실이 바뀌면 그런 부분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후보자는 전날 고용부 장관 후보 지명 직후 언급한 ‘중대재해법 보완대책’에 대해서는 “노사 모두 법이 미비하다고 하고 있는데 국회에서 제정된지 얼마 안 된 만큼 노사 의견을 들어보고, 구체적 내용은 청문회에서 답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의 노동 공약에 대한 노동계의 비판에 대해 이 후보자는 “큰 방향은 공정·유연·안정성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노사 대화와 충분한 실태조사로 마련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과의 관계에 대해선 “내정자 신분이지만 만약 제게 기회가 주어져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면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오늘 현장에서 일하다가 돌아가신 분이 계시다는 기사와 전기차 업종전환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노사 간 전운이 감돈다는 기사를 읽었다”며 “일자리, 노사관계, 산업안전보건 등 어느 것 하나 편안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매우 무겁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4일 한국노총 사무처장 출신인 이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은 의외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