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지표 호조의 역습…"지표發 시장 발작 온다"
by이정훈 기자
2021.04.09 11:34:29
국제금융협회(IIF) "이미 `경제지표 발작`에 진입했다"
"백신 접종 늘어 경제활동 정상화땐 경제지표 더 개선"
"향후 수개월 간 `경제지표 발작` 이어질 수도" 경고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그로 인한 경제활동 정상화가 경제지표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양호한 경제지표가 시장에 충격을 가하는 이른바 ‘경제지표 발작(data tantrum)’이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 2013년 긴축 발작 당시의 경제지표 서프라이즈지수와 10년만기 미 국채금리 |
|
국제금융협회(IIF)는 8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활동 재개와 빠른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해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가 실질적으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 같은 우려 섞인 전망을 제시했다.
로빈 브룩스 II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월만 해도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1.7 표준편차를 기록했고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도 +2.8 표준편차를, ISM 서비스업지수도 +2.5 표준편차를 기록하는 등 향후 지표 개선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는 이미 ‘경제지표 발작’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3년 긴축 발작(taper tantrum)과 달리 이번 금리 상승기에 신흥국시장이 보인 초기 반응은 훨씬 더 우호적이긴 하지만, 앞으로 경제지표 발작은 수 개월 더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신흥국시장에 가하는 충격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열흘 연속으로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국채금리는 과거 평균대비 +0.8 표준편차를 보이는데 그쳤다”며 “이는 경제지표 발작이 막 시작됐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백신 접종에 더 속도가 붙고 미국 경제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경제지표는 기저효과로 인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 수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2013년 긴축 발작 당시에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발(發) 신흥국 충격이 크게 두 갈래로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하나는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미 달러화 강세가 신흥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흥국 각국 10년만기 국채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룩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신흥국 중에서도 터키와 브라질, 콜롬비아 등이 이 같은 상황에 취약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신흥국 중에서 터키가 가장 취약해 보이며 터키 만큼은 아니겠지만 브라질과 콜롬비아도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자국 내에서 대규모 재정자금 조달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