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좌지우지…여행수지 '만성 적자' 골 깊어진다(종합)
by김정현 기자
2018.01.05 11:39:35
지난해 11월 여행수지 32.7억弗 적자
中 관광객 반토막…사드 여파 언제까지
내국인은 성·비수기 안 가리고 ''해외로''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서비스수지 적자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만성 적자’인 여행수지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충격파에 고꾸라진 탓이 크다.
그나마 흑자를 보고 있는 건설수지도 저유가의 부메랑을 맞아 흑자 폭이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5일 내놓은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11월 서비스수지는 32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전월(35억3000만달러 적자)에 맞먹는 수준이다.
서비스수지는 경상수지(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팔아 번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여행수지 악화와 관련이 크다. 11월 여행수지는 15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17억9000만달러)과 10월(-16억7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3위다.
이는 국내 입국자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해외 출국자 수는 점차 늘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인 입국자가 큰 폭 줄었다. 한은에 따르면 11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29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51만7000명) 대비 42.1% 줄어들었다. 지난해 10월 말께부터 한·중 관계 복원이 가시화됐고 11월 양국 정상회담까지 열렸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여전했던 것이다.
사실상 여행수지는 중국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 외국인 전체 입국자 수는 1220만2000명이었다. 전년 동기(1589만8000명) 대비 369만6000명(23.6%) 감소한 것이다.
이는 중국의 공백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 같은 기간 중국인 관광객 수가 딱 369만5000명(753만2000명→383만7000명) 줄었다. 일본(0.8%), 대만(10.5%), 홍콩(2.1%) 등의 숫자는 오히려 늘었다.
다만 감소 폭은 줄고 있다. 지난 7월(-69.3%)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11월 중국인 관광객 감소 수준(-42.1%)은 사드 보복이 가시화됐던 첫 해인 지난해 3월(-40.0%) 수준으로 돌아갔다.
한편 내국인들의 해외 출국자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내국인 해외출국자는 222만8000명으로, 2016년 11월(182만6000명)보다 22.0%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은퇴한 고령층은 휴가나 방학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비수기에도 여행을 간다”며 “성수기가 아닌 11월 해외 출국자가 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했다.
서비스수지 적자에는 건설수지 흑자 폭이 축소된 것도 한 몫 했다. 2015~2016년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중동 경기가 나빠지자 중동 건설 수주가 줄었는데, 그 여파가 지난해 11월까지 미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수주 중 중동지역 수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0%”라며 “중동 지역에서 건설수주가 안 되면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 적자 여파로 전체 경상수지는 흑자 폭이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74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3월 이후 69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지만, 전년 동기(80억3000만달러)에 비해서 규모는 줄었다.
지난해 11월 금융계정은 104억4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보였다. 이 중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7억3000만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