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도서전서 직접 책 구입…베스트셀러 되나

by김미경 기자
2017.06.15 09:50:41

출판계 문재인 대통령 특수 기대
14일 서울국제도서전서 직접 사
이번엔 김 여사 효과 역주행 관심
각 부스 돌며 작가와 만나 격려도
현금 꺼내 ‘척’ 구매 출판계 집중

김정숙 여사가 14일 ‘제23회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직접 현금으로 구매한 책과 정유정 작가로 부터 선물 받은 책들. 노란상상에서 펴낸 그림책 ‘분홍 몬스터’(왼쪽부터), 정유정 작가에게 선물 받은 은행나무의 ‘28’, 마음산책에서 펴낸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구입한 세 권의 책이 서점가 역주행 대열에 합류할까. 출판계는 문 대통령이 직접 썼거나 읽고 추천한 책부터 노회창 정의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내외에게 선물한 책 ‘82년생 김지영’ 등이 서점가에서 다시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번 김 여사가 구입한 책 역시 베스트셀러에 오를지 관심이다.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3회 2017 서울국제도서전’에 방문한 김정숙 여사는 손주를 위한 그림책 ‘책벌레’와 ‘분홍 몬스터’(노란상상) 2권과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마음산책)을 직접 구입했다. 도서전 각 부스를 둘러보면서 만난 정유정 작가에게는 작가가 쓴 ‘7년의 밤’, ‘28’(은행나무)을 선물로 건네받기도 했다.

퍼스트레이디 김정숙 여사(사진=뉴시스).
김 여사는 이날 주빈국인 터키관을 비롯해 20개 독립서점이 모인 ‘서점의 시대’ 부스를 방문해 어려운 여건에도 지역 문화공간으로 부상하는 독립서점을 격려했다.

또 중소 출판사 50개사가 참여한 ‘책의 발견전’을 돌아보면서 큰 활자로 발간된 서적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어르신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더욱 많이 출판되기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출판사 마음산책의 정은숙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숙 여사의 방문에 대한 짧은 소회를 전했다. 정 대표는 “김정숙 여사가 축사를 마치고 도서전 부스를 둘러보다가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을 현금으로 척, 구매했다. 주위 사람들이 ‘마음산책=축복받은 집’이라고 하더라”며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좋은 책을) 정말 척, 알아봤다는 게 기쁘다”면서 “이번 도서전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 넘치고 분위기가 달라졌다”고도 했다.

이날 함께 도서전 참석한 노회찬 의원도 김정숙 여사로부 받은 편지를 소개했다. 노 의원은 “함께 나눌 내용이 많아 양해도 구하지 않고 공개한다. 김정숙 여사로부터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안나푸르나 종주기’ 책을 선물 받았다”며 받은 편지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지난달 19일 청와대에 방문했을 당시 황현산 선생 저서와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2권의 책을 선물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답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이 편지에서 “이 나라가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염원을 버리지 않고, 인간답게 살기를 애쓰는 백성이 있어, 옛날과는 많이 달라진 세상이 되었다’는 믿음을 가지고 멀리 보고 찬찬히 호흡하겠다”고 적었다. 또 “앞으로도 우체국 창구를 뛰어넘을 때 같은 충동이 많이 일 것”이라며 “그 때마다 화를 내는 대신, 커피 한잔을 뽑아 권하는 지혜와 용기를 내보겠다. 의원님께서 지혜를 빌려주면 좋겠다”고 썼다. 이날 서울국제도서전 축사에서는 “좋은 책이 많이 만들어지고 널리 읽힐 때 우리 사회는 성숙한 공동체가 될 것”이라며 “책 읽는 사회를 만들고 출판계 정상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란상상의 ‘책벌레’(2016)는 어느 도서관, 오래된 책 틈 사이에 사는 진짜 책벌레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또 다른 책 ‘분홍 몬스터’(2016)는 흰색인 친구들과 달리 혼자만 분홍색인 몬스터가 자아를 찾는 여정을 담은 노란상상의 그림책 시리즈 중 한 권이다. 마음산책에서 발간한 책 ‘축복받은 집’(2013)은 인도계 미국여성 줌파 라히리의 첫 소설집이다. ‘7년의 밤’(2011)과 ‘28’(2013)은 각각 40만부와 20만부를 돌파한 한국형 스릴러의 대표작이다.

노회창 정의당 원내대표가 14일 공개한 김정숙 여사로부터 받은 편지글(사진=노회창 의원 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