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6.11.24 10:41:43
"TPP로 누가 이득을 볼지 몰라도 자유무역협정은 계속 된다"
TPP 무산 전망에 아쉬움 표시..트럼프 신고립주의에 우려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내년 9월 총선에서 4선에 도전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방하원 연설에서 “고립보다 개방이 더 안전하다”며 세계화의 흐름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당선자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탈퇴한다고 발언한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TPP로 누가 이득을 볼 지는 모르지만 단 하나의 사실은 안다”며 “앞으로도 자유무역협정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최근 영상메시지를 통해 “1월 백악관 입성 후 TPP 탈퇴 의사를 밝힐 것”이라며 “정권 인수위에 우리의 일자리를 되찾기 위한 행정조치 목록을 주문해놓았다”고 말한 바 있다.
독일은 미국이 고립주의로 빠져들며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점을 경계하기도 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페루와 칠레 등 중남미권 국가를 방문하며 중국 주도의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TAP)를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환경보호나 사회적 보호장치 등을 소홀히 하는 등 서구권과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만큼 독일로서는 부담이 크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 이후 유럽연합(EU)과 미국 간의 자유무역협정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역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TTIP는 메르켈 총리의 제안으로 진행된 만큼, 애착이 남다르다.
메르켈 총리는 “고립보다 개방이 우리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일 내년 치러지는 총선에서 4선 연임에 도전할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최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당선 등으로 유럽 각국에서도 우익 지도자들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메르켈 총리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총리 후보 중 하나이다.
독일 최대 일간지인 빌트지는 메르켈 총리의 이번 연설을 ’선거를 위한 첫 번째 승부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