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美서도 사회적책임 요구받는 현대차

by원정희 기자
2012.03.16 16:53:23

"현대차, 美 반인권법 철회 목소리 내 달라"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현대차가 미국 앨라배마주의 인종차별적인 반이민법(HB56)에 침묵하는 것은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것입니다. 현대차 임원들이 미국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 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16일 오전 9시반쯤 현대자동차(005380)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는 양재사옥 대강당. 특별발언을 신청한 외국인이 작심한 듯 이야기를 쏟아냈다.

주총장의 낯선 이 외국인은 시민인권에 관한 리더십 컨퍼런스 대표 웨이드 핸더슨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는 현대차 생산공장이 있는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발효된 반이민법 HB56 철회에 현대차가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HB56은 앨라배마 주정부가 불법이민을 막기 위해 발효한 새 이민법으로 만 18세 이상 주민은 공공서비스를 받을 때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음을 주정부에 증명해야 한다. 이 법은 지방경찰에 체류신분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핸더슨 대표는 "반이민법은 경찰로 하여금 인종으로 사람을 차별하도록 만들고, 서류없는 이민자를 영원한 하층민으로 만드는 법"이라며 부당성을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는 앨라배마의 주요 투자자로서 약 2억5000만 달러의 세금공제를 받고 있고, 앨라배마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하는 기업"이라며 "주 정부에 압박을 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신도 전달했다.

사회를 맡은 김억조 현대차 부회장은 "주총 안건과 무관한 내용으로 이 자리에서 답변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글로벌 기업으로서 다시 한번 책임을 실감한다"는 말로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