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혜미 기자
2013.06.18 14:12:34
미래부, 벤처1세대 활용 및 재기 프로그램 추진계획
멘토단, 창업 후 5년 이상 운영한 벤처1세대로 구성
창업동아리와 공동창업·재도전 전용펀드 도입 검토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1990년대 ‘벤처 붐’을 일으켰던 벤처 1세대들이 젊은 예비창업자와 초기 창업기업에 경험을 전수하는 기회가 마련된다. 멘토단을 만들어 창업자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것은 물론, 벤처 1세대와 창업 동아리간 공동창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벤처 1세대의 경험과 젊은 창업 아이디어가 결합되는 공동 창업 기반을 만들기 위해 ‘벤처 1세대 활용 및 재기 프로그램 추진계획’을 마련, 18일 발표했다. 이는 20~30대의 청년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이유가 창업과 경영에 대한 노하우 부족, 창업 실패시 모든 것을 잃는다는 위기감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추진계획은 우선 ‘성실 실패를 경험한 벤처 1세대’를 중심으로 상시 멘토단 지원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다음 달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 벤처 1세대 멘토 사무실을 열고 벤처 동아리의 창업 및 경영컨설팅 지원, 초기 벤처기업의 현장 애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멘토단은 성공과 실패에 관계없이 벤처기업을 창업한 뒤 5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는 벤처 1세대를 대상으로 구성한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과 벤처기업협회 등의 추천과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되며, 현재 김상헌 NHN 대표와 박성동 쎄트렉아이 대표, 이상규 인터파크 대표, 이석우 카카오톡 대표 등의 멘토단 참여를 추진 중이다.
멘토로 선정된 실패 벤처인의 경우는 미 카우프만 재단의 벤처기업가정신 강사양성 교육 등을 별도로 실시해 전문 멘토자격을 부여하게 된다.
실패 벤처인의 재기를 지원하고, 벤처 동아리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실질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도록 벤처 1세대와 창업동아리간 공동창업팀도 운영한다. 벤처 1세대의 경험과 창업동아리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매치하되, 경영상의 의견 조율과 예산당국과의 협의 등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해 우선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미래부는 특히 신용불량 상태의 실패한 벤처 1세대를 지원할 수 있도록 재정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벤처 동아리 등과 공동 창업 시 투자하는 재도전 전용펀드 도입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벤처 1세대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체계적으로 축적, 확산할 수 있도록 벤처 1세대와 대학, 투자기관, 법률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벤처 1세대 포럼도 운영한다.
강도현 미래부 방송통신기반과 과장은 “이번 계획은 제도적으로 끊임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공동창업의 경우 멘토와 멘티의 관계, 윤리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시범적으로 운영해 제도적으로 보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계획과 관련해 벤처 1세대들과 대학 창업 동아리 대표들은 큰 기대의 뜻을 나타냈다. 박혜린 (주)옴니시스템 대표는 “멘토단은 창업할 사람을 부추긴다기보다는 창업한 사람이 곱게, 바르게 성장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의미있는 참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고, 김창규 씨에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경험이 없는 학생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주고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등의 경험을 나누면 국가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수아 대학생창업네트워크 회장은 “그동안 여러 대회나 지원사업이 있긴 했지만, 기간이 너무 짧은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번 계획을 통해 학생들이 잘 모르는 회계나 자금조달, 세금 문제 등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을 것같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