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희동 기자
2013.05.23 13:32:15
수도권 전세가율 지난 5년새 17~18%포인트 상승
서초구·용인시·성남시 등 20%포인트 이상 올라
서울 세입자 집 사려면 여전히 2억 6천만원 필요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장기간 이어진 부동산경기 침체로 주택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인 ‘전세가율’이 6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서초구와 경기 용인시 등의 전세가율은 지난 5년간 최고 2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전세가율 60%는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되는 기준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전세 세입자가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선 서울은 평균 2억 6037만원, 수도권은 1억 2733만원이 필요해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5년간 매년 5월 3주차 시세를 기준으로 전국의 전세가율을 분석한 결과 40.6%에서 57.2%로 16.6%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은 2008년 5월 34.2%에서 이달 51.3%로 17.1%포인트 올랐고,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57.1%에서 68.1%로 11.0%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서울 송파구는 27.7%에서 51.0%로 23.3%포인트 올라 지방의 두 배가 넘는 전세가율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강남구(28.1%→44.9%)와 서초구(30.1%→47.1%)도 지난 5년간 전세가율이 크게 높아졌다.
강남권 등 서울의 전세가율 상승폭이 컸던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집값이 크게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던 송파구는 잠실지구에 1만 가구가 넘는 재개발 대단지 입주가 이어져 전셋값 상승이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1기 신도시와 용인·김포 등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 하락으로 고전해 온 경기지역의 전세가율도 지난 5년간 37.1%에서 55.5%로 18.4%포인트가 올랐다. 대표적인 하우스푸어 밀집지역인 용인은 급속한 집값 하락으로 전세가율이 29.7%에서 53.0%로 23.3%가 상승했다. 이어 1기 신도시인 분당이 포함된 성남이 32.8%에서 53.3%로 20.5%포인트가 올랐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4·1대책 시행 이후에도 아직까지 일부 강남권을 제외한 매매시장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세시장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이 되면 전세가율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