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기본료 3300원’ 생협 설립..성공할까?

by김상윤 기자
2013.01.08 14:53:22

조합원 확보 및 저렴한 단말기 공급이 관건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최근 생활협동조합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통신비를 낮추기 위한 협동조합이 나와 통신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030200)와 알뜰폰 제휴를 맺은 에버그린모바일을 통해 기본요금 70% 인하된 서비스로 통신시장 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생활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생활필수품을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해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다. 중간에 마케팅 비용이나 유통비가 빠지는 만큼 중간마진이 없어져 그만큼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통신서비스는 스마트폰에 발맞춰 나온 패키지 요금 방식이 아닌 개별 요금 방식이다. 기본료 3300원과 함께 통화요금 초당 1.8원, 문자메시지 건당 15원의 조건을 내걸고 있다. 기본료 3300원은 이동통신 3사의 기본료 1만1000원에 비해 70% 인하된 가격이다.

특히 기본료는 알들폰 기본요금의 5300원보다 2000원이 더 싸다. 조합의 수익에서 매월 2000원을 소비자에게 보조금으로 지불하는 방식으로 기본료를 더 줄였다. 데이터를 쓰고자 하는 이용자는 1만원을 추가로 내면 데이터 500MB와 함께 KT의 와이파이 존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가입자 확보를 위해 당분간 가입비와 유심비도 면제하기로 했다. 다만 조합원을 상대로 서비스가 운영돼 이용자는 1만원 이상의 조합비를 내고 조합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에버그린모바일이 조합비도 당분간 대신 납부해주기로 한 만큼 실제로 이용자들이 추가로 낼 돈은 없다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조합은 또다른 알뜰폰 업체와 협력관계를 늘릴 예정이며 특히 종교단체 및 시민단체, 사회적 기업과 협력해 빠른 시일 내에 조합원 확대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문제는 단말기다. 알뜰폰 업체들도 단말기가 충분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통신소비자협동조합의 성공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합 측은 조합원이 100만명 이상이 모일 경우 공동구매 형식으로 제조업체를 상대로 20만~30만원대의 고성능 휴대폰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국, 대만 업체들이 국내 스마트폰 못지 않은 제품을 만들고 있는 만큼 연내엔 충분히 단말기 수급도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용구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상임이사는 “조합원만 충분히 확보된다면 주문자생산(OEM) 방식 등으로 단말기 가격을 내릴 수 있다”며 “각국의 협동조합과 글로벌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식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