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또 10원 폭등..1090원선도 넘봐(마감)

by권소현 기자
2008.08.26 16:00:11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환율이 또 10원 이상 오르면서 109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투신권과 정유사, 역외 등에서 모두 사자에 나서면서 환율은 걸림돌 없이 연일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당국은 여전히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환율이 오를 수록 통화옵션 우려로 인한 달러 매수세도 가세했다.

26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10.5원 오른 1089.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은 0.34엔 내린 109.7엔에 거래됐으며 엔-원 환율은 100엔당 13.14원 오른 992.89원을 보였다.


환율은 벌써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매일 십원대 자리수를 갈아치웠다. 이날 환율은 지난 2004년 11월16일 1090.3원 이후 3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지만 달러 매수심리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당국의 스탠스가 바뀌었다는 확신만 더했다.

네고 물량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고 외국인이 이날도 거래소에서 32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주식관련 환전수요도 상당했다. 투신사들의 환헤지 관련 매수세도 있었고 역외에서도 사자가 우세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오늘은 특히 키코(KIKO)와 같은 통화옵션에 따른 심리적 요인도 있었다"며 "환율이 오를 수록 통화옵션 관련 손실을 배겨낼 기업이 많겠냐는 전망에 달러 매수세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환율이 거침없이 오르면서 롱 심리는 더욱 굳어졌지만, 연일 폭등세에 어느정도 숨고르기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선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057원을 넘어선 이후에는 기술적으로 1100원, 1140원까지도 보이지만 환율이 상당히 오른 만큼 딜러들도 조심스러워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만, "환율 상승에 거래가 수반됐기 때문에 빠져도 쉽게 밀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국계 딜러는 "이제 웬만큼 올라온 것 같다"며 "1100원을 터치하고 조정세를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086.1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거래량은 86억1000만달러로 전일비 6억달러 가량 줄었다.

오후 3시55분 현재 달러-엔은 지난 주말 대비 0.38엔 내린 109.66엔에 거래되고 있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13.68원 오른 993.43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