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불안)①`차이나 플레이`가 진다

by이정훈 기자
2008.08.12 15:30:45

코스피와 상관계수, 美 앞질러..악영향 불가피
인플레 우려 남는한 부진지속..조선·철강등 부담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중국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나라 증시와의 상관성이 미국을 앞지르고 있는 만큼 중국의 불안은 우리에게도 분명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경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증시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소위 `차이나 플레이(China play)`가 사그러들 전망이다.

심상치 않은 中증시

중국 주식시장이 심상치 않다. 12일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당초 전망보다 낮게 나오면서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시장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한국 코스피지수가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말 480대의 고점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불과 8개월여만에 200대를 위협받고 있다. 고점대비 57% 가까운 폭락이다.

홍콩에서 거래되는 H지수 역시 연초대비 27% 하락하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중국 증시 하락은 인플레 우려가 고조되면서 당국이 긴축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고 기업실적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림픽을 앞두고 고조됐던 증시 부양책마저도 윤곽을 드러내지 않자 시장에서는 실망매물이 줄을 잇고 있다.

차이나플레이 끝났나?

이처럼 중국 증시가 하락하자 국내 주식시장도 실시간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장중 내내 전해지는 중국 증시 하락소식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 지난해 하반기 이후 코스피와 상해A지수간 상관계수가 코스피-S&P를 앞지르고 있다
부담스러운 것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해서 국내 주식시장과 중국과의 상관계수는 이미 미국시장을 앞질렀고, 이같은 상관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높은 시가총액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철강과 금속, 기계, 화학업종 등 소위 `중국관련주`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체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중국 증시와 가장 밀접하게 움직이고 있는 철강 및 금속업종의 경우 지수가 지난해말 300선을 넘어선 뒤 같은 기간 동안 30% 가까이 급락했다. 등락마저도 중국 증시와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 포스코 외국인 보유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최근 큰 폭으로 하락중이다
대표적인 차이나플레이 종목으로 꼽혀 온 포스코(005490)의 주가 움직임과 외국인 매매동향을 봐도 이같은 상관관계를 엿볼 수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중국과 한국시장을 보면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증시가 당분간 재차 상승추세로 돌아서긴 쉽지 않은 만큼 중국관련주를 중심으로 차이나플레이가 힘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증시 하락이 국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이른바 중국관련주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멀리본 中증시, `글쎄…`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증시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학균 연구원은 "중국이 10%대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물가 안정을 가져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성장에서 일정 부분 양보해야할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성장 둔화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중국의 성장스토리는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느냐는데 달려있다"며 "인플레 우려를 빨리 잠재워야 하며 그 전까지는 투자자들도 강한 긴축에 대한 부담을 떠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경제가 호황까지는 아니더라도 물가 우려를 해소하면서 10% 가까운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투자자들 역시 단기적인 경제 전망으로 투자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