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 관세에 ‘약달러 충격’…환율 1448원으로 급락 출발

by이정윤 기자
2025.04.04 09:21:14

16.5원 내린 1450.5원 개장
美경기침체 공포에 달러화 7개월만 ‘최저’
위험회피에 외국인 국내증시서 순매도
오전 11시, 尹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주시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로 급락 출발했다. 미국 고율 상호관세에 경기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달러화가 급격히 약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사진=AFP
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9시 17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67.0원)보다 16.2원 내린 1450.8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49.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2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5.7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6.5원 내린 1450.5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53.5원) 기준으로는 3.0원 내렸다. 개장 직후 환율은 1448.5원으로 추가 하락했다. 이는 장중 저가 기준으로 지난달 18일(1438.0원) 이후 최저다. 이후 환율은 1450원 초반대로 소폭 반등해 움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통보한 상호관세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무역전쟁을 촉발시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이날 미국에서 나온 경제지표도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챌린저, 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직전월 대비 60%, 전년 동월 대비 205% 급증한 27만 5240명을 기록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공개한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8로 업황 확장세(50 이상)는 이어갔으나 확장 속도가 직전 월(53.5) 대비 둔화됐고 시장 예상치(53)에도 못 미쳤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고조에 달러화는 급락했다. 달러인덱스는 3일(현지시간) 저녁 8시 18분 기준 102.06을 기록하고 있다. 개장 전에는 101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달 10월 초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주요 아시아 통화는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46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8위안대로 내려왔다.

위험회피 심리에 장 초반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0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300억원대를 팔고 있다.

오전 11시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전까지 현 수준에서 환율 변동성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