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정부 행보 주목...백신·비만치료제 정책 바뀔까[클릭, 글로벌 제약·바이오]

by유진희 기자
2024.12.15 23:55:00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한 주(12월9일~12월15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이슈를 모았다. 이번 주에는 내년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의 제약·바이오 정책을 예견할 수 있는 소식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인의 건강을 위해 비만치료제 가격을 크게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기로 한 핵심 인물이다.

머스크는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서 “GLP 억제제를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대중에 제공하는 것보다 미국인의 건강, 수명, 삶의 질을 더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그 무엇도 근접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험사 최고경영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루이지 만조니의 선언문에서 ‘미국은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기대 수명은 약 42위다’라고 적힌 부분을 자신의 글과 같이 올렸다. 다만 머스크는 GLP-1의 비용을 어떻게 낮출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무소속)도 미국 내 의약품의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에서 위고비의 정가가 1349달러로 영국의 14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은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 억제 효과가 있는 호르몬이다. 이를 기반으로 만든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공의료보험서비스센터(CMS) 센터장에 발탁한 메멧 오즈 박사도 노보노디스크의 또 다른 GLP-1 비만치료제인 ‘오젬픽’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현재 메디케어(노령층 의료지원)는 GLP-1을 당뇨나 심장질환 치료에 쓰는 경우 비용을 부담한다. 하지만 2003년 법은 GLP-1을 체중 감량 용도로 사용할 경우 메디케어 적용을 금지했다.

백신업계은 트럼프 정부의 백신 정책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백신 회의론자로 악명이 높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에게 미국의 보건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DHHS) 장관직을 맡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를 규탄하기 위해 최근 노벨 수상자 77명은 상원에 보낸 서한에서 “국민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한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인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한에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론 아제모을루와 사이먼 존슨 등 의학과 화학, 경제학, 물리학 분야의 역대 노벨상 수상자 77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또한 케네디 주니어 지명자가 상원에서 인준되면 백신과 수돗물 불소화 같은 공중보건 수단에 대한 그의 불신이 국가의 복지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들은 케네디 주니어 지명자가 백신을 자폐증과 거짓으로 연결하고 HIV가 에이즈를 유발한다는 과학적 사실을 거부했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특정 민족으로 표적으로 유포됐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했던 사실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