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16.03.07 10:29:11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업무방해' 檢 수사와 별개 진행
추가 고발로 수사 길어지면 경영권 분쟁 정리 '악재'
"경영권 분쟁 끝나지 않아 총수 변경 검토 없어"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허위공시 혐의를 적용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에 대한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이번 추가 고발로 수사가 장기화될지 여부도 롯데 경영권 분쟁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검찰 수사와 별개로 롯데에 대한 허위공시 제재, 신격호 회장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라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인데 결과가 나오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는 그동안 국내계열사에 출자한 해외계열사를 동일인(총수) 관련자가 아닌 기타 주주로 신고했다. 이 결과 총수및 총수 관련자가 보유한 주식가액이 차지하는 ‘내부 지분율’이 작아졌다. 해외계열사를 동일인 관련자에 포함하면 85.6%(작년 10월말 기준)인 반면, 기타 주주로 분류하면 내부 지분율은 62.9%로 떨어진다.
공정거래법(68조 4호)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한 자료 요청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한 경우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전원회의 심의에 따라 제재 수준, 고발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공정위가 신 총괄회장에 대한 고발에 나설 경우 롯데측은 수사 중인 업무방해 혐의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진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사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고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지난달 14일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롯데그룹의 총수(동일인)를 신격호 총괄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바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7일 “롯데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았다”며 “동일인 변경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 총괄회장은 법원에서 인지능력 관련 법적 후견인 지정 심리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신동빈 회장 이사직 해임’ 안건이 과반수 반대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롯데홀링스는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지주사다. 롯데는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는 6월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서 동일안건을 재상정하기 위해 주주 제안권을 행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