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李부총리, 강남 재건축단지에 `구두개입`

by김상욱 기자
2005.02.04 15:13:59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 면밀하게 관찰하겠다"
부동산정책 골격 유지.."투기 방치하지 않는다"

[edaily 김상욱기자] 이헌재 부총리가 4일 최근 급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에 대해 "면밀하게 관찰하겠다"며 일종의 `경고성` 메세지를 보냈다. 최근 이들 지역 아파트들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다시 투기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헌재 부총리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투기가 재연되도록 방치하지 않겠다"면서 그 대상으로 강남 재건축아파트들을 지목했다. 그는 "강남 재건축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일부 가격 움직임이 좀 빨라지는 듯한 경향이 있어 면밀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도 오히려 너무 빨리 뜨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보일 정도로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는 표현도 썼다. 최근 이처럼 강남 재건축아파트들의 최근 가격이 다시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추가적으로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가 상당부분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시장의 냉각이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해 8월과 12월에 이어 올 1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주택투기지역을 해제했다. 이에따라 주택투기지역은 31개까지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투기지역내 소형주택 세금감면, 임대사업자 활성화방안 등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동산시장의 심리를 움직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가 재건축절차 완화에 나선 점과 함께 최근 거래세 추가인하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집값을 움직이고 있다. 실제 강남재건축 아파트들의 가격은 연초 소폭의 오름세로 시작, 최근에는 상승폭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유니에셋이 최근 2주간 재건축아파트의 시세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3.04%, 경기는 0.85%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강남(5.36%), 강동(3.21%), 송파(2.96%), 서초(0.89%) 등 강남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단지별로는 강남구는 개포시영, 개포주공1~4단지, 대치은마, 대치진달래1차 등이 평형별로 1000만~5000만원씩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부총리도 이같은 점을 의식한 듯 이날 브리핑에서 "부동산경기가 위축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기존 부동산가격안정화 정책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주택을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은 재확인했다. 그는 "중형임대주택을 보급해 수급균형을 맞추고 주택가격의 폭등과 폭락을 막으면서 건설경기를 보다 활발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부동산시장이 일정부분 살아나줘야 하지만 과거와 같은 투기열풍은 허용치 않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최근 완화되고 있는 부동산 규제들의 경우 실수요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오늘 부총리의 경고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의 가격이 정부의 허용범위를 넘어설 경우, 정부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 태도가 향후 부동산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