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태선 기자
2002.07.24 14:29:09
[edaily 정태선기자] 미 증시가 바닥없이 추락하며 투자자들은 저가매수의 기회를 찾기 보다는 오히려 다른 투자처를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CNN머니는 최근의 대량매도공세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 어서 비상탈출 계획을 세우라고 재촉하는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증시가 급락하면 투자자들은 일시적으로 이성을 잃게 마련이다. 다우존스지수는 이 달 들어 16일 거래일 중 12일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1500포인트 가량 하락, 투자자를 자극했다. 밀러타벡본드마켓의 투자전략가인 토니 크레젠지는 “보유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면 팔아야할 이유가 떠오르기 시작한다”며 “하락하면 할수록 이 같은 이유는 많아진다”고 최근 투자자들의 심리를 풀이했다.
◇투자금 회수 아우성
주식시장에서 뮤추얼펀드자금자금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빠른 속도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AMG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한 주일 중 17일까지 자금유출규모는 107억달러로 역사상 2번째로 규모가 작은 주로 기록됐다.
그리고 많은 뮤추얼펀드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며 특별히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곳에만 소액의 펀드자금을 투자하고 있을 뿐이다. 투자손실로 투자자금이 줄어들면서 모든 투자자가 금융시장에서 러시안룰렛게임을 하는 것처럼 경직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투자자, 연기금펀드도 발길 돌려
미국증시에 투자한 외국투자자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미 재무부가 정확한 6월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5월 미국으로 유입된 해외자금의 증가율은 둔화세를 기록했고, 이후 감소세까지 보일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릴린치 증권이 최근 국제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7%가 투자수익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곳을 지목하라는 질문에 미국을 꼽은 바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미국의 주식을 매도할 뿐 아니라 달러 역시 팔고 있다. 이는 미국증시 침체 뿐 아니라 달러가치하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미국 뮤추얼펀드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유럽 등 해외 투자자들도 미국 투자비중을 줄여 투자위험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미국의 연기금펀드도 해외투자자와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근 2년동안 이들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주식이 급락이 한계 위험수준까지 도달하면 증시에서 손을 떼고 채권시장으로 몰려가는 경향을 드러냈다.
◇금융시장 냉각의 치료법은..금리인하
미국증시는 설상가상으로 어두운 그림자만 짙어 가고 있다. 무서운 악몽에서 헤메는 것처럼 주가하락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소비자들은 금융시장에 대해 우려하면서 투자자금을 거둬들이고 있고, 은행은 대출을 꺼리고 있다. 경제는 물가인상률이 둔화하면서 디플레이션의 우려까지 낳고 있다.
어떻게 하면 난관을 헤쳐나가고 경제를 회복시킬수 있을까.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인플레이션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한다. 이를 위해 미국의 대표적인 채권펀드인 핌코(PIMCO)의 폴 맥컬리는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경제는 디플레이션 위험이 강하게 도사리고 있다. 급격히 침체된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자본시장이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다. 맥컬리를 비롯한 폴 크루그먼등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재 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레딧사이츠의 투자전략가인 루이스 퍼틀은 “지금과 같은 소용돌이 속에서 투자를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라며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침체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이러한 생각을 차단할 수 있는 외부로부터의 신선한 충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외부의 자극은 FRB의 몫이라고 CNN머니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