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허수아비 노릇 못해" vs 尹측 "뺄셈 정치 안돼"…신경전 팽팽
by권오석 기자
2021.11.12 14:17:21
유력한 총괄선대위원장 김종인, `인적쇄신` 요구하며 尹 압박
尹측 김병민 대변인 "`덧셈의 정치` 하려고 노력할 것"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유력한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 후보 측 간의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인적쇄신` 없이는 선대위 합류는 없다고 못을 박았고, 윤 후보 측은 기존 인사에 더해 새로운 인사가 합류하는 형태의 선대위 구성이 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제2기 영남일보 지방자치 아카데미 입학식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김 전 위원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허수아비 노릇은 할 수 없다. 내 소신과 철학을 펼 수 있는 상황이 돼야 가는 것”이라며 윤 후보의 신속한 결단을 압박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일을 하게 되면 어떠한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추진을 해야 되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주변 사람들이 동조해서 따라올 수 있지 않을 것 같으면 뭐하러 가겠나”라며 “내가 노태우 전 대통령 당시 경제수석으로 들어갈 때 확실하게 문서로 ‘이렇게 하시려면 나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 관두시오’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선대위 전권을 요구한다는 설에 대해 “내가 무슨 전권을 달라고 그랬나. 전권을 갖다가 어디다 쓸 건가”라며 “내가 과거에 여러 사람을 도와줬지만, 그 당시에도 ‘내가 당신을 도와주니까 무슨 한 자리 하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아느냐’고 말했었다. 그런 식의 사고를 가지면 절대로 같이 협력을 할 수가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는 자기가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이고, 뭐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상황인식이 정확해야 한다”며 “한 가지 개인적으로 충고하자면, 사람에 너무나 집착할 것 같으면 성공을 못한다. 과거에 우리나라 대통령들도 지나치게 어느 특정한 사람, 편리한 사람에게 집착을 하다가 결국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윤 후보 측 김병민 대변인은 `뺄셈`이 아닌 `덧셈`의 정치를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같은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대선까지 누군가를 배제하는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통합을 바탕으로 하는 ‘덧셈의 정치’를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선대위도 그런 방식으로 구성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김 대변인은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하면 뺄셈 쪽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지 않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기성 정치권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계신 국민들이 계실 수 있고 중도·외연 확장·새로운 정치를 갈망하고 있는 국민의 목소리에 맞춰서 정치가 변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그런 변화에 대한 갈망들을 옆에서 함께 힘을 보태주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윤 후보와 함께 이번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기까지 굳건하게 역할을 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분들의 힘도 함께 보태면서 이 일이 충분히 조정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를 배제시키는 선대위 출범과 대통령 선거가 아니라, 오히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까지도 더 넓게 포용하면서 나아가는 그런 통합의 정치로 우리가 선거를 치르게 된다면 훨씬 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을 향해선 “현재의 시대정신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다”며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김 전 위원장의 지혜와 경륜을 꼭 같이 함께 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의견들을 잘 모아서 향후 선대위 출범에서 어느 정도 중요한 역할들을 꼭 해주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