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6.01.31 21:40:37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납치돼 ‘성노예’의 고초를 겪은 뒤 간신히 탈출한 이라크 북부 야지디족 여성들이 처녀성 검사를 강요받는 2차 피해를 봤다는 증언이 나왔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로타나 베검 연구원은 이달 27일 발표한 현장 보고서에서 IS에서 도망친 야지디족 여성을 심층 면접한 결과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베검 연구원이 면접한 여성들은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의 관리들이 일부 야지디족 미혼 여성과 심지어 10대 소녀들에게까지 처녀성 검사를 받도록 했다고 진술했다.
이들 관리는 IS의 성범죄를 증명하기 위한 법의학적 자료를 모으고 성폭행 여부를 검사한다는 명분을 대지만 이는 명백히 학대이자 부적절한 절차라고 베검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쿠르드자치지역에서 IS의 범죄를 조사하는 정부 기구의 아이만 바메르니 판사는 야디지족 여성 생존자에 대한 이같은 비과학적이고 비인도적인 검사를 중단하라고 지난 주 쿠르드자치지역 법원에 요구, 이를 관철했다고 밝혔다.
바메르니 판사는 “처녀성 검사는 이라크(쿠르드자치지역) 법원에 의한 또 다른 성폭행의 증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IS는 2014년 이라크 북부 신자르 지방에 모여 사는 소수 민족 야지디족을 급습, 주민을 학살하고 젊은 여성을 붙잡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인신매매와 성폭행을 저질렀다.
IS의 성범죄에 피해를 본 야지디족 여성은 최대 2천명 정도로 추산된다.
IS의 야지디족 납치·학살은 미국이 공습을 단행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