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야구의 신'에게 정도경영을 묻다(종합)
by장영은 기자
2014.05.22 11:49:05
김성근 감독, 롯데백 임직원 대상 특별강연
정도경영 강조한 이원준 대표가 특강·섭외 적극 지원
"김 감독의 ''정공법''은 ''정도경영''과 일맥상통"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제 좌우명은 ‘일구이무(一球二無)’입니다. ‘선수에게 두 번째 공은 없다’는 뜻이죠. 공 하나에 승부를 걸 뿐 다음은 없다는 겁니다. 기회가 왔을 때 그걸 잡기 위해서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준비 없는 자에게 기적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
22일 오전 9시 롯데백화점 본점 14층 문화센터 무궁화홀.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를 비롯해 이른 아침부터 자리를 빼곡히 메운 120여명의 백화점 임직원은 사뭇 비장한 표정으로 강연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앞줄 오른쪽)가 김성근 감독의 강연을 듣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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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로 나선 이는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야구 감독인 그가 백화점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 나선 배경에는 이원준 대표의 의지가 컸다.
비리 의혹을 받은 신헌 전 롯데백화점 대표가 사임한 이후 롯데백화점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 대표는 처음부터 윤리와 도덕성, 원칙을 바탕으로 한 ‘정도경영(正道經營)’을 강조했다.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고 정정당당히 승부를 거는 김 감독의 ‘정공법’은 이 대표가 말하는 정도경영과 맥이 닿아 있는 셈이다. 이 대표가 이번 특강과 섭외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이유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시절 감독 경험을 살려 리더가 갖춰야 할 자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 감독은 “지금의 프로야구에는 감독은 있지만 리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 선수가 없단 이야기를 많이 하는 데 그건 리더가 하는 말이 아니다”라며 “99%의 능력이 없더라고 1% 있는 능력을 끌어올리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성근 감독은 만년 꼴찌였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1996년 리그 2위 팀으로 올려 놨으며, 하위권을 맴돌던 SK를 2007~2010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는 등의 활약을 펼치며 ‘명감독’ 반열에 올랐다.
김 감독은 훌륭한 리더의 덕목으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목표달성을 위해 매진하는 열정, △철저한 준비를 통해 기회를 성과로 만드는 순발력,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 자세 등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위기관리를 잘하는 리더를 훌륭하다고 말하지만 진짜 훌륭한 리더는 위기가 오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라며 관리자로서의 리더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보이는 힘은 기본적으로 다 갖추고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힘에 좌우되는 조직이 좋은 조직”이라며 “리더는 조직에 대해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알고 디테일한 지시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패션분야 등 각계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명사를 초청해 외부와의 소통활동을 매월 지속적으로 펼쳐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