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서 마약소탕으로 관심 돌렸나
by김기훈 기자
2012.07.23 14:36:18
마약 전쟁 무대, 중남미서 아프리카로
NYT "美 관심과 재원 마약소탕으로 이동"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그 무대를 중남미에서 아프리카로 넓혀가고 있다.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보여주고 있는 공격적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동에 집중됐던 미국의 관심이 마약조직 소탕으로 이동하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와 마약단속국(DEA), 국방부 등의 관계자들을 인용, 미국이 현재 아프리카 가나에서 마약전담 경찰 교육을 시작했으며, 조만간 나이지리아와 케냐 등에서도 이와 비슷한 활동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 범위를 아프리카로 확대한 것은 마약조직들의 지역 이동과 함께 한다. 중남미의 마약조직들이 유럽으로 코카인을 밀수출하기 위한 통로로 아프리카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미 당국이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마약조직들은 과거 멕시코나 스페인 등을 유럽 밀수출 전초기지로 이용했으나 최근 미국과 현지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공권력이 약한 아프리카 약소국으로 조직망을 옮기고 있다. 미국은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제프리 브리든 DEA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담당 국장은 “우리는 아프리카를 대(對) 테러와 마약 문제에 있어 새로운 국경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역에서의 활동은 사실 좀 늦은 상황이라며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아프리카에서 전개되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은 중남미 지역과 비교할 때 3년가량 늦은 편이며, DEA의 특수요원들이 아직 현지에 파견도 되지 않은 상태다. 미 당국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서방 마약전담팀이 활동하게 된다면 역사적 이유 등으로 미국이 아닌 유럽 국가들이 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마약 소탕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 집중됐던 미국의 관심과 재원이 마약조직 소탕으로 이동하고 있는 신호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