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사랑한 황후` 베일 벗다

by장서윤 기자
2012.01.25 15:54:03

뮤지컬 `엘리자벳`의 주역들
4인4색 매력 탐구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20일자 36면에 게재됐습니다.

▲ 뮤지컬 `엘리자벳` 주역들. 왼쪽부터 김준수 옥주현 김선영 송창의

[이데일리 장서윤 기자] 뮤지컬 ‘엘리자벳‘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지난 17일 연습실 공개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 첫선을 보인 작품은 판타지적인 요소에 역동적인 무대연출이 가미돼 웅장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실존했던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벳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엘리자벳을 암살한 혐의로 100년간 재판을 받고 있는 루케니의 항변으로 시작된다. ‘황후가 죽음을 사랑했다’는 주장이다. 다음달 9일부터 5월13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대장정을 시작하는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여념이 없는 배우들을 만나봤다. 옥주현·김선영이 ‘엘리자벳’을, 김준수·송창의가 그 곁에 머무는 ‘죽음’ 토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게 된다.

▲ 옥주현



“여자로서의 고독함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옥주현은 공연을 위해 엘리자벳의 실제 무대인 오스트리아 빈에 가봤다. 그곳에서 “’엘리자벳’이 오랜 세월동안 빈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임을 새삼 느꼈다”며 “그때 느꼈던 감정을 무대에서 오롯이 표현해보고 싶다”고 했다. “자유로운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한 엘리자벳의 삶에 집중했다”는 그는 “모든 걸 가진 듯 하지만 그렇지 못한 엘리자벳 만의 고독함을 드러내려 했다”고도 전했다. 이어 “복잡한 무대장치가 많아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만 배우들도 무대도 멋있어 정말 잘 선택한 공연으로 꼽힐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 김선영
 




베테랑 뮤지컬 배우 김선영에게는 다채로운 삶을 가진 ‘엘리자벳’이 올해 가장 큰 도전이다. “엘리자벳의 어린시절부터 60세까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주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순간적인 감정이나 우아하지만 고독과 절망을 오가는 모습을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어려운 작품”이라고 평했다. 때문에 “순간순간의 감정에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극 중 죽음과의 조우 등 극적인 장면이 많은 것도 ‘엘리자벳’의 특징이라고. 그는 “한 작품 안에서 이렇듯 다양한 강렬함을 품고 있는 뮤지컬은 앞으로도 만나보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준수

 

‘천국의 눈물’ ‘모차르트’에 이어 세 번째로 뮤지컬에 도전하는 김준수는 “뮤지컬을 배우는 입장에서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한다. 이어 “내가 맡은 ‘토드’는 형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엘리자벳의 일대기 속에서 판타지 같은 요소란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작품에 합류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전작 ‘모차르트’와 같은 작곡가가 참여한 음악이라 주저없이 선택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선 뮤지컬에서 해외팬들까지 불러모았던 김준수는 이번에도 막강한 티켓파워를 과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섹시하면서도 폭발적이다.” 김준수와 함께 ‘죽음’ 토드 역으로 나선 송창의는 캐릭터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검은 의상과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강렬한 분위기를 보여줄 송창의는 “배역 이전에 작품의 매력이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또 “극 중 토드는 인간이나 신, 유령이 아니고 바로 그 시대와 역사에 있는 분위기”라며 이번 작품에서 맡은 역할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기도 했다. 때문에 연기에서도 남다른 공을 들였다고. “죽음을 인간으로 형상화한 캐릭터를 섹시하게, 또 폭발적으로 표현하려 했고 그런 점이 작품의 큰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한대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