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채무협상 타결]①시장은 안정..경기회복 지연 `불가피`
by안혜신 기자
2011.08.01 14:33:31
불확실성 해소..금융시장 빠른 안정화
재정지출 감축따른 실물경제 회복지연은 불가피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전세계 금융시장을 벼랑 끝으로 밀어넣었던 미국 채무한도 협상이 한도 소진일을 코앞에 두고 극적으로 타결되자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금융시장이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그동안의 `소란`으로 인해 세계 1위 경제대국이라는 위상에 또 한 번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게다가 재정지출 감축에 따른 경기회복 부진 역시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동안 얼어붙었던 금융시장은 우선 한시름 놓았다는 분위기다. 1일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2% 이상의 랠리를 보이기도 했으며, 그동안 내리기만 했던 달러화 가치도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비정상적인 랠리를 보였던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은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 ▲ 과거 미국 채무한도 상향 추이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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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무디스 등 국제신평사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희석됐다. 미국 신용등급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위협요소가 채무한도 상향 협상 결렬에 따른 디폴트 우려였기 때문인만큼 이들이 즉각적인 등급 강등에는 나서지 않으리라는 안도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설사 S&P가 등급 강등에 나선다 하더라도 이에 따른 타격은 크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국채가 완벽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등급이 내려가더라도 투매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실물경제다. 이번 합의안에는 향후 10년간 총 9170억달러의 재정지출을 감축하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최소 1조5000억달러이상을 추가 감축하는 등 총 2조5000억달러의 재정지출을 줄이는 내용이 포함됐다.
재정지출을 줄이는 것은 부양기조를 접고 실질적인 긴축정책을 편다는 말. 경기회복을 위해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제조업 경기 악화·소비심리 위축·주택경기 부진 등 이미 취약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 회복에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최근 확산되고 있는 더블딥(경기 회복후 다시 침체) 논란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경제 성장률도 1.3%에 그쳤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재정지출 감축으로) 실업률 상승, 경제 성장 둔화 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재정감축안이 시행되면 미국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 미국의 위상도 앞으로 금융시장 판도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미 상당수 투자자들은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미국 국채나 달러 등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홍콩의 한 트레이더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국과 유럽 부채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날 나타난 달러 강세 등은 일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