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3.02.08 10:36:16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지원 교수팀, 다윈 진화론 따라 클론을 추적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표적항암제를 선택할 수 있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지원 교수팀(강민수 교수, 병리과 나희영 교수, 삼성서울병원 병리과 안수민 교수)이 정상 담낭 상피 세포가 전암성 병변을 거쳐 원발 담낭암, 전이성 담낭암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이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종양 클론의 시간/공간적 변화 추적의 중요성을 강조한 연구로, 환자에서 보다 효과적인 표적항암제를 선택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담낭(쓸개)은 지방의 소화를 돕는 쓸개즙을 농축/저장하는 주머니이다. 여기서 생기는 암세포의 덩어리를 담낭암으로 불리는데, 전세계 평균 발병률은 암 중에서 20위로 낮은편이다. 하지만 한국(8위)을 포함한 태국, 중국, 칠레 등 일부국가에서만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상당수가 진행된 후에 발견되기에 완치가 쉽지 않다.
최근 암 관련 유전자에 발생한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 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특정 환자의 암 세포들이 모두 동일하다면 1가지 표적항암제 투여만으로도 손쉽게 암 세포 박멸이 가능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암 세포의 내성 기전을 이해하려면 암의 발생 및 진화과정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그 동안 담낭암의 발병 및 전이 기전에 대한 연구는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이에 김지원 교수팀은 전이성 담낭암으로 사망한 환자 2명을 신속 부검해 다수의 정상조직, 전암성 병변, 원발암 및 전이암 병변을 확보하여 연구를 시작했으며, 담낭암 환자 9명을 추가로 분석해 담낭암의 발병 및 전이 과정을 규명하고자 했다.
이번 연구의 결과를 보면, 암 전단계인 전암성 병변에서부터 세포들의 돌연변이 분포가 매우 다양했다. 하나의 전암성 병변은 병변을 이루는 세포들의 돌연변이 분포에 따라 여러 개의 세포군집(클론)으로 구성되는데, 클론끼리 서로 경쟁하면서 이긴 클론이 선택되는, 즉 ‘다윈의 진화론’에서 ‘적자생존의 원칙’ 또는 ‘선택적 싹쓸이’라 불리는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원발암으로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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