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불청객 '후두염', 방치했다간 목소리 탈 날수도 있어 주의

by이순용 기자
2015.10.21 11:38:49

일교차 큰 환절기 후두염으로 인한 음성질환이 생길 수 있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가을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 때문에 잦은 기침이나 콧물, 목이 따가운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난다. 이때 콧물이나 코막힘 등 전형적인 감기 증상 없이 기침이나 호흡 곤란 증상만 나타난다면 ‘후두염’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이 후두염을 장기간 방치하면 목소리 건강까지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목감기’로 알려져 있는 후두염은 후두에 염증이 생겨 잦은 기침과 쉰 목소리,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후두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3백만 명이 넘을 정도로 흔하게 발생한다.

보통 후두염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일주일이면 증상이 완화된다. 그러나 증상이 2~3주 이상 길게 지속된다면 후두염 때문에 성대 등 발성기관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기존에 앓고 있던 음성질환이 후두염 때문에 악화됐을 가능성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후두염 때문에 목소리 변화가 생길 수는 있지만, 질환이 완치되면 목소리도 되돌아오는 것이 정상이다”며, “하지만 후두염 치료를 받았는데도 기침이나 목소리 변화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음성질환을 의심해보고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지속되는 쉰 목소리와 기침, 감기 아닌 음성질환일 수도

후두염은 공기가 드나들고 이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후두에 염증이 생겨 기침이나 쉰 목소리,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원인은 다양한데 소아의 경우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성인은 바이러스나 세균 외에도 흡연이나 위산 역류, 과도한 성대 사용 등으로 인해 나타난다.



주된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기침과 거친 목소리, 발열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개 짖는 소리처럼 컹컹거리는 듯한 기침 소리를 내거나 숨을 들이쉴 때 평소에 나지 않는 호흡음이 들리고, 심하게는 호흡 곤란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소아의 경우 기도폐쇄와 같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방치할 경우 성대결절이나 성대부종, 성대폴립과 같은 음성질환의 위험도 크다.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단순히 감기가 오래간다고 여겨 치료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음성질환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후두염 때문에 기침이 잦아지면 자연스럽게 성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평소 알아채지 못한 음성 질환이 증폭되기 쉽기 때문이다.

◇목소리 변화는 음성 질환의 신호!

일반적인 후두염의 치료는 어렵지 않다. 증상에 따라 기침을 줄이는 약물이나, 해열제 및 소염제 등을 활용하고 성대에 무리가 가지 않게 안정을 취하면 보통 일주일이면 회복된다. 그러나 기침과 목소리 변화,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보다 정밀한 이비인후과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음성질환은 후두내시경 검사와 음성음향검사, 발성형태검사, 조음검사 등의 음성기능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초기 증상이라면 충분한 가습과 목소리 사용을 자제하는 생활 습관으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성대결절이나 성대 부종 등이 악화된 경우에는 보톡스나 필러 등을 활용한 시술이나 내시경 수술을 통한 전문적인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다만, 호흡이나 발성법을 개선하는 음성언어치료를 병행하면 보다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안철민 원장은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찬바람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후두가 약해져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기 십상이다”며, “그러므로 환절기에는 적절하게 습도를 유지하고 찬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