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모토야 기자
2014.10.08 11:06:10
[이데일리=모토야] 렉서스 최초의 컴팩트 SUV인 NX가 10월 6일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신차 발표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신차 발표일을 기점으로, 전국 렉서스 전시장에서 이 새로운 SUV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렉서스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프리미엄 컴팩트 SUV인 NX는, 작년에 열렸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처음 등장했던 LF-NX 컨셉트를 그 기반으로 삼았다. 기존의 모델들과는 확연히 다른 파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스타일링으로 주목 받은 LF-NX는 이듬해, 베이징 모터쇼에서 이번에 출시된 `NX`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월에 열렸던 부산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비춘 바 있다.
한국에 출시된 NX는 2.5리터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탑재한 NX300h가 먼저 출시되었다. 내년 초에는 라인업 증강을 위해, 2.0리터 직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은 NX200t가 뒤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VAT 포함 가격은 슈프림 사양이 5,680만원, 이그제큐티브 사양이 6,380만원으로 각각 책정되었다. 이번 시승차는 5,680만원의 슈프림 사양이다.
NX300h의 익스테리어는 렉서스의 차세대 L-피네스 디자인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암시를 준다. NX300h의 익스테리어에서는 `공격성`, `입체적`, 그리고 `섬세함`의 요소들이 고루 녹아 있다. 차세대 렉서스를 상징하는 스핀들 그릴과 강렬한 인상의 얼굴에서 LF-NX 컨셉트의 공격적인 모습이 대부분 살아 있다. 이러한 파격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링 기법은 향후에 출시가 예정된 RC 쿠페에도 어느 정도 드러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NX300h는 도심에 어울리는 크로스오버 SUV가 가져야 할 날렵하고 공격적인 프로포션으로 완성되어 있다.
입체적인 요소들도 곳곳에 산재해 있다. NX는 어떠한 방향에서도 평면적인 구석을 찾아보기 어렵다. NX는 기존의 어떠한 SUV에서도 보지 못했던 입체감을 준다. 전면에서부터 굵직하게 접힌 벨트라인, 삼각형의 캐릭터 라인, 그리고 전면에 못지 않은 입체감으로 마무리된 후면에 이르기까지 쉴 새 없이 굽이치는 직선과 곡선이 디자인 전반을 아우른다. 때문에 NX의 차체에 비친 풍경의 흐름은 훨씬 다른 양상으로 흘러간다. 일반적인 자동차에 비친 풍경이 무역풍이 불어오는 잔잔한 바다와 같다고 한다면, NX의 차체에 비치는 풍경은 마치 혼 곶(남미 최남단) 거친 바다처럼 쉴새 없이 요동을 치며 격렬하게 흘러간다.
익스테리어의 디테일에서는 `섬세함`이 드러나 있다. 그러면서도 익스테리어 전반을 이루는 `공격성`은 물론 `입체적`인 요소들 역시 품고 있다. 스핀들 그릴은 더 굵직하게 만들어진데다 범퍼 하단 끝까지 뻗어나가 있다. 이로써 더욱 강건한 느낌을 주는 형상으로 완성되었다. 또한 등화류 전반은 브랜드의 두문자인 `L`자가 그대로 형상화 되어있다. 브랜드 최초의 3연장 LED 헤드램프, 화살촉(Arrow Head) 형상의 LED 주간주행등이 그렇다. 불쑥 솟아 오른 형상의 테일램프에는 렉서스의 `L`자가 양각된 듯한 입체감을 보인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LFA나 IS 등에서 보여졌던 이미지가 녹아있지만,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을 아우르는 굵직한 스핀들 그릴의 형상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절삭된 금속으로 만들어진 듯한 강건한 느낌의 중앙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렉서스 NX300h의 인테리어는 강렬한 이미지를 지닌 형상에도 불구하고, 구조와 기능 면에서도 운전자의 편의를 배려한 점이 면면에 녹아 있다.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을 걸고 방향 지시등을 켜고 출발할 때부터 중간에 오디오나 라디오를 만지작거리거나 하는 일련의 행동들에서 새로운 자동차를 접했을 때의 어색함이 적기 때문이다. 각종 기능 버튼들이 알아보기 쉽게 배열되어 있으며, 동선까지 고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러한 면모는 다분히 렉서스다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인테리어의 세세한 부분에서 새로운 구석을 찾는다면 가장 먼저 손에 꼽히는 것은 렉서스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의 컨트롤러다. 기존의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의 컨트롤러는 마치 데스크톱 컴퓨터의 마우스를 연상시키는 조작법으로, 다이얼 방식의 컨트롤러보다 우수한 편의성을 자랑했다. NX에 적용된 새로운 컨트롤러는 노트북 컴퓨터에서 볼 수 있는 터치패드로 교체되어, 더욱 편리한 이용이 가능해졌다. 그 외에도 무선 휴대폰 충전시스템, 콘솔박스 뚜껑 뒷면의 화장거울의 독특한 편의 사양이 준비되어 있다.
시승차인 NX300h 슈프림의 앞좌석은 세미 버킷 형태로 만들어져 있으며, 부드럽게 허리를 감싸 안아주는 착석감이 일품이다. 운전석에는 전후 2방향으로 작동하는 요추받침이 내장되어 있어, 더 안락한 느낌을 만들어준다. 그 외에도 8방향 전동 조절 기능을 갖고 있으며, 스티어링 휠 또한 전동식으로 상하/전후 4방향조정이 가능하여, 더욱 편리하다.
NX의 뒷좌석은 앞좌석 못지 않은 부드럽고 안락한 착석감을 제공하며, 공간 역시 넉넉하게 확보되어 있다. 동급에서 평균적인 수준인 2,660mm의 휠베이스를 가지고 있으나, 실내 공간은 충분히 넉넉하다. 특히, 일반적으로 트렁크 부분에 구동계를 위한 대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컴팩트 SUV에 비해 모자란 구석이 없다. 오목하게 파 놓은 앞좌석의 등받이는 뒷좌석의 다리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전고 상승을 억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는 머리 공간, 그리고 차폭을 넓힌 덕에, 어깨 공간에도 충분한 여유를 준다. 또한, 센터 터널이 거의 돌출되어 있지 않은 평탄한 바닥면도 NX300h의 여유로운 다리 공간을 만들어 내는 핵심 요소이다.
NX의 공간 설계가 주는 이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뒷좌석을 접지 않고도 500리터에 가까운 용량을 확보함은 물론, 9.5인치 골프백을 최대 4개까지 수납 가능한 넉넉함을 갖췄다. 뒷좌석을 접었을 경우, 최대 1500리터 이상의 공간이 나온다. 이러한 공간을 뽑아낸 비결은 바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위한 배터리 팩을 뒷좌석 하부에 위치시킨 것이다. 일반적인 자동차용 배터리보다 훨씬 큰 용적을 차지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배터리 팩을 가장 절묘한 위치에 설치함으로써, 일상적으로 타는 SUV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넉넉한 공간 설계를 완성한 것이다.
시승차인 NX300h에 올라가는 파워트레인은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사용한다. 이 파워트레인은 캠리 하이브리드나 렉서스 ES300h 등에 사용되어 검증 받은 하이브리드 구동계다. 최고출력은 엔진과 모터를 포함, 200마력이고, 최대토크는 28.4kg.m이다. 공인 연비는 도심 13.0km/l, 고속도로 12.2km/l, 복합 12.6km/l이다.
시동을 걸어 NX300h를 깨웠다. 하지만 엔진에 시동이 바로 걸리지는 않는다. 토요타식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기본적인 특성 상,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마자 시동이 걸리는 타입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바로 시동이 걸리는 때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시동을 걸고 일정 시간이 지나, 배터리 팩의 전력이 부족해졌음을 감지하면 그제서야 엔진에 시동이 걸린다. 물론 엔진을 시동하는 과정 자체도 일체의 소란함을 감지하기는 어렵다. 스톱/스타트 시스템이 장착된 독일산 디젤차들에서 볼 수 있는 난리법석과는 비교하기가 미안할 정도다.
에코나 노멀모드에서는 한 체급 위인 RX450h나 같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렉서스 ES300h에서도 느낄 수 있는 매끄러운 회전질감과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일관한다. 정숙함에서 오는 쾌적함이 강점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부드러운 승차감은 일상에서 그 강점을 톡톡히 발휘한다. 공격적인 외모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부드러움이다. 이러한 부드러운 감각은 막히는 도심에서의 일상적 운행에서 피로감을 현저히 경감시켜주는 요인이다. 부드러운 하체를 지닌 SUV임에도 불구하고,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수준급이다.
센터 콘솔 앞에 놓인 모드 다이얼을 스포츠로 돌려 본격적으로 차를 내던져도, NX300h는 전혀 요란을 떨지 않는다. 단지 지긋이 나아가면서 꾸준하고 일정한 회전수로 속도를 차근차근 올려나갈 뿐이다. CVT를 채용한 자동차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6단으로 이루어진 수동 변속 모드를 선택해도, CVT 특유의 작동 특성을 감추지는 않는다. 시프트업을 하는 과정에서 달라지는 엔진의 음색을 즐기며 기어 변속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일반적인 자동차들과는 전혀 다른 감각이지만, 성능 상으로 딱히 부족한 점은 없다. 다만 외모만큼의 공격성을 발휘하지 않을 뿐이다. 공격적인 느낌을 원한다면 향후 출시될 NX200t 모델을 기대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코너에서는 무게 중심이 높은 SUV의 특성을 감안하면, 조향계통과 하체의 반응에서 비교적 준수한 느낌을 받는다. 한 체급 위인 RX가 급격한 코너에서 시종일관 넘실대는 차체로 불안감을 주었다면, NX는 차명의 뮤래인 `Nimble Crossover`라는 말에 걸맞은 기동을 보여준다. 롤이 다소 발생하긴 하지만, 가변식 4륜 구동 시스템이 합세하여 네 바퀴가 노면을 단단히 붙들어 매어 주기 때문에, 다소 과격한 코너링도 무난하게 소화한다. 브레이크 역시, 우수한 제동 능력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한 덕에 공차중량이 1,900kg에 달하는 NX를 단번에 몰아 세우기에 부족함 없는 성능을 지니고 있다.
NX는 복합 12.6km/l의 공인 연비를 지니고 있으나, 에코 모드와 전기차 모드인 `EV모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시내에서도 공인 연비를 뛰어 넘는 14km/l 이상의 평균 연비를 뽑아낸다. 고속도로를 100km/l 내외의 속도로 정속주행을 하게 되면 16~17km/l까지도 무리 없이 기록한다. 렉서스 NX의 시승 행사에서 기록한 최고 기록은 무려 20.5km/l.
렉서스 NX300h의 개발을 주도한 가토 타케아키 수석 엔지니어는,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의 효율을 끌어올려주는 일등 공신인 EV모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EV 모드는 차량이 자동으로 인지를 해서 엔진을 멈추게 하고 구동을 하는 경우와 스위치를 눌러 강제로 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배터리용량이 적을 때나 전기부하가 많은 경우에는 EV모드로만 주행이 불가능하다거나 전기가 부족해지는 경우가 있다. 어느 정도 EV모드만으로 주행을 할 수 있나에 관해서는 정확한 수치를 언급하기가 어렵다. 노면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40km 스피드로 충전이 충분히 되어있을 경우, 수 km 정도는 EV모드로만 주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가장 적은 연료로 이용하는 열쇠는 `EV모드`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인가에 달려있다. 또한 앳킨슨 사이클 엔진 자체의 효율도 준수한 편이기 때문에, EV모드에만 매달리는 것보다는 두 가지의 구동계를 시기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렉서스 NX300h는 말 그대로, `도심의, 도심에 의한, 도심을 위한` SUV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철저한 도심 지향주의는 `SUV=디젤` 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다시피 한 국내에서도 어필할 수 있는 면이 있다. 먼저, 디젤 파워트레인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경제성을 가지고 있다. 도심 운행이 많은 경우, 오히려 NX300h의 하이브리드 구동계가 연비 면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속으로 운행하는 일이 많을 수록, 전기 모터의 개입이 더욱 잦아져, 자연적으로 연료의 소모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또한 디젤 파워트레인이 주지 못하는 쾌적함까지 지니고 있다.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은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억제되기에 이르렀으나, 여전히 가솔린 파워트레인이 주는 쾌적함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정숙성과 쾌적함으로 이름난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구동계 앞에서는 1:1로 비교를 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게다가 가격의 경우, 다른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동급 디젤 SUV에 비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렉서스는 10월 6일 출시 이후, 이러한 마케팅 컨셉에 맞추어 미래감각의 새로운 알앤비인 `어반 알앤비`의 대가 브라이언 맥나이트(Brian McNight)와 브라운아이드소울 정엽의 콜라보레이션 콘서트, ``LEXUS NX300h LAUNCHING CONCERT – NX URBAN LIVE 2014 with BRIAN McKNIGHT & 정엽``을 여는 한 편, 강남, 홍대, 인천, 분당, 일산, 여의도, 이태원, 잠실 등의 핫 플레이스에 NX300h를 담은 모바일 쇼룸을 오는 14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렉서스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오픈했으며, `Enjoy Your Urban Life` 등의 다채로운 마케팅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렉서스 NX300h는 파격적인 스타일과 함께, 토요타식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접목시킨 새로운 방향의 프리미엄 컴팩트 SUV다. 일상적인 운전의 편안함과 입체적이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링, 넉넉한 공간 설계, 그리고 효율적이고 쾌적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과격한 운전보다는 일상에서 그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렉서스 NX300h는 철저한 도심 지향주의와 파격적인 스타일, 그리고 넉넉한 공간 설계 등의 여러 매력을 지니고 있는 `Urban Gear`임에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