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부자의 모터쇼 경영..`한 해 전략이 보인다`

by원정희 기자
2012.03.08 13:58:20

MK 올해 제네바모터쇼 참관..유럽 공경경영에 힘 실어
ES 작년 디트로이트모터쇼 3년만에 참석..작년 美 괄목 성장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최근 해외 국제모터쇼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는 정몽구, 정의선 부자의 `모터쇼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모터쇼 참관이나 현장경영이라는 의미에 그치는게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한 해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올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유럽시장 성공 의지를 다지고 공격경영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3년만에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참석해 미국시장 판매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 정몽구 회장이 올해 제네바모터쇼를 참관하는 모습(위)과 정의선 부회장이 작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현대차 새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하는 모습.


이는 판매실적과 목표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전년보다 26% 늘어난 113만대를 팔아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올해는 미국시장 판매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고 질적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유럽에선 공격경영을 외치고 있다.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5.7% 높이는데 그쳤지만 유럽시장에선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가 각각 15.4%, 22.8% 높였다.

이렇듯 유럽지역은 올 한해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지역이다.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 700만대 달성은 유럽에서의 성장이 뒷받침 돼야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정 회장이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참관 이후 이례적으로 6개월만에 제네바모터쇼에 나타난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을 찾은 정 회장이 "진원지인 유럽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유럽에서 길을 찾으면 글로벌 시장의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유럽업체들의 위기가 시장점유율 확대의 기회"라고 언급한 바도 있다. 유럽에서의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정 회장의 전략이 녹아 있다.

정 회장의 유럽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하반기 유럽발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부터다. 이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참관하고 유럽 판매법인과 생산공장 등을 둘러보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사기를 북돋았다.

반면 올해 1월 열린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는 조용히 지나갔다. 현대차가 미국시장을 강조했던 지난해와 극명히 대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