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뚜껑 열어보니 더 나빠..3분기 이후엔?(종합)

by이승형 기자
2010.07.28 14:14:00

영업이익 전기 대비 73.76% 급감..'반의 반토막'
휴대전화·TV 등 간판 상품의 몰락으로 초라한 성적
3분기 전망 "개선될 것" VS "악화될 것" 팽팽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LG전자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실적 부진은 예견됐던 '악재'였으나 그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실적부진은 간판 상품인 휴대전화와 TV의 판매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주원인. 시장의 관심은 이제 3분기 이후로 쏠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분위기 반전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여전히 실적 개선 모멘텀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액(국제회계기준)은 14조4097억원, 영업이익은 1262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9.0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전분기에 비해 73.76%나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89.85%나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488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4분의 1 정도의 이익에 그친 셈이다. 이같은 실적은 시장의 컨센서스(평균 예상치)에도 못미치는 실망스런 수준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는 매출액 14조4494억원, 영업이익은 2407억원 수준이었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3614억원, 281억원이었다.

지난 1분기에는 평판TV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58% 늘어난 600만대를 기록하면서 매출액 5조1563억원, 영업이익 182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TV 사업은 발광다이오드(LED) TV를 본격적으로 출시하는 등 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재정 위기에 따른 유로화 약세와 부품 품귀 현상에 따른 단가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유럽 지역의 LG전자 TV 매출은 총 매출의 40%에 이른다. 이와 함께 TV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인하를 부추기는 점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됐다. 지난 1분기에 영업이익 277억원을 거두며 체면치레를 했던 MC사업본부(휴대전화)는 결국 2분기에는 영업손실 1196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08년 2분기에 휴대전화 부문에서 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불과 2년만에 적자 신세가 된 것이다. 휴대전화 부문의 실적 부진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뒤늦은 대응과 이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등에 기인한다. 또 피쳐폰(일반 휴대전화)의 판매량이 통신사업자의 보조금 축소로 인해 감소한 것도 한 원인이다.

2분기 휴대전화 출하량이 3060만대로 지난해에 비해 2% 늘었음에도 매출은 30.8% 감소한 3조3727억원을 기록한 것은 ASP가 크게 떨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경우 매출액 2조 7,222억 원, 영업이익 1,851억 원을 기록,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LG전자측은 "가전부문의 경우 영업이익률(6.8%)은 원화절상, 원재료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세계 최고의 가전 브랜드 입지를 흔들림 없이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AC 사업본부의 매출액은 상업용 에어컨 등의 판매가 늘면서 전년동기 대비 11% 늘어난 1조6278억원을 기록했으나 환율하락으로 원화매출은 0.3%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594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749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BS(Business Solution)사업본부 역시 매출액은 전년동기보다 15% 늘어난 1조1643억원을 기록했음에도 판가하락과 유럽경기 침체로 인해 158억원의 영업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시장에는 LG전자 실적이 2분기에 바닥을 쳤다는 의견과 3분기에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견해가 공존하고 있다.

장윤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 3분기부터 LED TV 비중 증가와 패널 가격 하락 등의 요인에 의해 TV 수익성이 회복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신규 스마트폰 라인업 증가와 LED 및 3D TV 비중 확대 등으로 2분기를 바닥으로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운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주력 사업인 MC사업본부의 스마트폰 라인업은 3분기 말 추가될 전망이어서 수익성 개선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2분기 이후 뚜렷한 실적 개선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전성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LG전자의 제품 구성과 경쟁력, 하반기 IT 수요 및 시장 경쟁 등을 고려할때 2011년 상반기까지 분기 수익성의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휴대전화의 경우 지금보다는 나아지기는 하겠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LG전자가 야심차게 준비중인 스마트폰 옵티머스 모델 2종이 출시되는 9월 이후에나 의미있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조성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휴대전화 부문 개선은 3분기 안드로이드폰 출시와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휴대전화는 로우엔드(중저가) 제품의 판매 신장과 스마트폰의 지속 출시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 수 있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고 밝혔다.

LG전자 측은 "TV는 패널가격 안정, 견고한 출하량 증가, LED TV 등 프리미엄 비중확대 등으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손익구조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면서 "휴대폰은 2분기보다 판매량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가 중장기 실적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