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상용 기자
2008.01.21 15:30:54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21일 코스피가 사흘만에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마감 지수는 1680대로 후퇴해 지난해 8월17일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 이틀 동안 코스피는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이틀 연속 반등했었다.
그러나 지난주말 뚜껑을 열어본 부시 행정부의 경기부양정책에 대해 뉴욕증시가 `별 볼이 없다"고 평가절하하자, 기대감으로 버텼던 코스피도 무기력하게 미끄러졌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채권보증업체의 투자등급 하향 우려로 확산되는 등 미국내 신용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인식도 시장을 억눌렀다.
여기에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주변국 증시도 급락해 코스피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날 코스피는 51.16포인트, 2.95% 내린 1683.56에 장을 마쳤다. 하락출발한 코스피는 오후 한때 60포인트 넘게 빠지며 1673포인트까지 밀리는 등 투자심리의 동요가 심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경기 부양정책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과 미국 채권보증업체의 투자등급 하향, 중국증시의 불안 등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시행정부의 감세안이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정책적 효과가 발휘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보증업체의 투자등급 하향은 서브프라임의 연장선상"이라며 "딱히 새로운 문제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결국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졌는데, 중국경제에 대한 불안 심리가 걷히기 전까지 증시의 반등 탄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건설주가 폭락했다. 외국인의 매물이 집중되면서 낙폭이 컸다. 그간 덜 빠졌던 건설주가 외국인들에게 그나마 남겨서 팔 수 있는 업종으로 지목되면서 매물이 몰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산업(012630)이 14.49% 급락했고 두산건설도 11% 넘게 빠졌다. 현대건설도 9% 가까이 떨어졌다.
대표적인 중국주인 기계업종과 조선주도 줄줄이 하락했다. 두산중공업(034020)이 7.26%, 현대중공업(009540)이 5.77% 급락했다. 해운과 화확업종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밖에 그동안 버티던 보험주도 외국인의 매물 타깃이 되면서 5.98% 떨어졌고 제지업종도 3.85%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서는 우리금융과 현대차가 그나마 선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