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저러지도'…육군사관학교, 홍범도 흉상 이전 결정 '아직'

by김관용 기자
2024.08.14 11:03:34

육사, 허영 민주당 의원에 "기념물 계획 작성 중" 답변
작년 8월 마지막 관련 회의 이후 아직 결정 못내려
육사 내 기존 독립전쟁영웅실 철거·재배치는 완료
홍범도실은 'Global KMA'실로, 이범석실은 '휴게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 등으로 역사 논쟁이 재현되고 있는 가운데,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내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전쟁 영웅실에 대한 철거가 끝났음에도 흉상 이전은 아직도 입장을 정하지 않은 채 현재 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육사는 충무관 앞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재배치 계획에 대해 “흉상 이전 최적의 장소 선정, 예산 확보 방안 등을 검토해 기념물 종합계획을 작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흉상의 이전과 관련한 자문위원회 등 회의 개최 현황에 대해서는 “흉상의 교내 이전 및 대외 이전 방안, 한미동맹 기념공원 구성 방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토의를 2023년 6차례 개최했고 2023년 8월 2일 회의가 마지막 회의였다”고 밝혔다. 국민 다수가 관람할 수 있는 독립기념관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마지막 회의 이후 1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홍범도 장군 흉상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2018년 3월 1일 육군사관학교 충무관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 모습. 왼쪽부터 홍범도, 지청천, 이회영, 이범석, 김좌진 흉상. (사진=연합뉴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는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으로 내정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주장한 것으로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는 문재인 정부 의지에 따라 ‘주먹구구’로 추진됐으며,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참여 이력을 고려할 때 육사에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6.25전쟁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공산주의 침입에 맞서 싸운 전당인 육사에 공산주의 참여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놓는 것은 부적절하기 때문에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육사는 충무관에 있던 홍범도·김좌진·안중근·이회영·이범석·지청천·박승환 등 7명의 전쟁영웅실을 2023년 10월 모두 철거·재배치했다. 기존 홍범도 장군실은 ‘Global KMA(Korea Military Academy)’실로, 청산리 전투를 이끌고 임시정부 광복군 참모장을 지낸 이범석 장군실은 ‘휴게실’로,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인 이회영 선생실은 ‘智(지)·仁(인)·勇(용)’실로, 김좌진 장군실은 ‘6·25전쟁Ⅰ’실 등으로 변경해 ‘국난극복사 학습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예산은 충무관 내부(국난극복사 학습공간)와 외부(한미동맹 기념공원) 시설공사를 포함해 약 3억 300만 원을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