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에 전기차 생산비용, 내연기관차보다 저렴"

by이소현 기자
2024.03.08 11:54:35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보고서 전망
테슬라 ''기가캐스팅'' 등 新 제조법 덕분
수리비 상승은 부담…"평균 30% 증가"
"2027년 전기차업체 15% 인수·파산"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오는 2027년에는 전기차(EV) 생산 비용이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있는 테슬라 공장의 주차장에 생산된 차량이 주차돼 있다.(사진=AFP)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전기차가 생산 비용을 낮추는 새로운 제조 방법 덕분에 2027년이면 내연기관 차량보다 평균적으로 생산 비용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가트너는 전기차업체들이 중앙 집중식 차량 아키텍처 도입과 제조 비용과 조립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기가캐스팅’ 도입 등 생산 비용을 단순화하는 혁신을 이루고 있는 점을 들며 이같이 설명했다.

기가캐스팅은 기존 완성차 생산 방식처럼 수십 개의 금속 패널을 용접하는 방식이 아닌, 거대한 하나의 금속판을 주물(틀)에 넣고 높은 온도와 압력을 이용해 하나의 차체 형태를 만드는 공법이다.

기가캐스팅 공법은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먼저 도입했으며, 제조에서 시간과 비용 효율을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토요타와 제너럴모터스 등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해당 공법을 도입해 제조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에 가트너는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부품이자 차량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보다 생산 비용이 훨씬 더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런 제조 공법이 도입되면서 부분적으로 수리 비용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페드로 파체코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은 “이것(기가캐스팅 등 신기술)은 전기차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리 내연기관차와 비용 평준화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일부 수리 비용이 상당히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전기차 차체와 배터리 관련 중대한 사고 발생 시 수리 비용이 평균 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충돌 사고가 발생한 차량은 잔존 가치보다 수리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전액 감가상각될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전기차 수리와 관련된 높은 비용은 잠재적 구매자들 사이에서 전기차 구매를 꺼리게 되는 요소로 꼽힌다. 가트너는 생산 비용 절감으로 인해 수리 비용이 비싸지면 소비자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트너는 지난 10년간 설립된 전기차 기업 중 약 15%가 2027년까지 인수되거나 파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체코 부사장은 “전기차 산업이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단지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갖춘 기업이 나머지 기업을 이기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가트너는 올해 전기차 184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내년에는 206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