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계 잡스 꿈꾼다 “카피보다 창조가 쉽다…매출 1000억 보여”
by이정현 기자
2022.10.27 10:56:50
[코스닥人]이성호 선진뷰티사이언스 대표 인터뷰
자외선 차단제 등 화장품 소재 기업
중국향 수출 감소 추세에도 글로벌 호황 덕 매출 성장 지속
장벽 높은 선진국형 산업… “잡스 애플처럼 융복합 시너지 낼 것”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아이폰도 아이팟과 인터넷 디바이스, 휴대전화를 하나로 만들며 출발했습니다.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이야말로 혁신 아닐까요?”
화장품 원료 제조 전문기업 선진뷰티사이언스(086710)를 이끄는 이성호 대표는 지난 24일 이데일리와 만나 고성장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경영철학을 언급하며 “누군가 만들어 낸 것을 따라 하는 것은 어렵고 지루하나, 새로운 것을 내놓는 것은 재밌고 오히려 쉽다”고 말했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한국 화장품 기업의 중국향 수출액이 꺾이는 와중에도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기계 자외선 차단 성분을 포함한 차별화된 소재 기술 덕이다. 선진뷰티사이언스의 자외선 차단제는 지난 5년간 매해 평균 18%가량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서는 55.75%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호실적이 이어지는데 “코스닥 시장 상장 당시 약속한 매출액 1000억 원 달성도 내후년께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내 한국 화장품 판매량이 감소하더라도 걱정이 덜하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화장품 톱10 회사 모두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덕이다. 이 대표는 “국내 화장품 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하나 글로벌 시장은 노마스크 정책 덕에 호황이며 소재 산업 역시 활황”이라며 “선진뷰티사이언스는 전 세계 화장품 제조사를 고객사로 둔 만큼 올해도 호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국산 화장품 소재에 대한 ‘니즈’도 커지는 중이다. 화장품 소재업은 선진국형 산업으로 그동안 미국과 일본이 주도해왔으나 국내 기업 역시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지난 2019년 국내 화장품 소재 업계 중 처음으로 미국 FDA 현장 실사를 통과했다.
이 대표는 화장품 소재야말로 ‘제조국 프리미엄’이 강한 산업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중·후진국에서 조립해 만든 TV는 봐도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을 소비하지는 않는다”는 게 이유다. 한국 역시 과거 일본 등 선진국의 소재를 따라 만들던 단계에서 이제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따라 만들면 장사꾼이 되지만 새로운 걸 창조하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며 “한류 바람을 탄 덕에 이제는 우리가 만들면 글로벌 트렌드를 리드할 수 있을 정도”라 말했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자외선 차단제 등 화장품 소재 개발을 넘어 자체브랜드인 ‘아이레시피’를 육성하고 뷰티케어 소재 플랫폼 회사로 확장하겠다는 플랜을 세웠다. 해외 B2B 화장품 시장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화장품 소재 관련 유통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각오다.
이 대표는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겠다”며 “아이폰을 중심으로 아이패드와 에어팟, 애플와치가 애플 생태계를 만들어 냈듯 선진뷰티사이언스의 장점을 살리는 시너지가 생길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