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다슬 기자
2013.12.04 13:28:05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국가정보원이 정치 개입에 활용한 보수언론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름이 야당 의원들에 의해 거론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4일 국가정보원이 보수언론·블로그·카페·트위터· 페이스북 사용자와 연결해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오면 자동으로 전송해 살포하는 방식으로 정치개입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의 2차 공소장변경에 따른 범죄일람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정원은 ‘트위트 덱’과 ‘트위터 피드’라는 ‘봇’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리트윗을 했다. 트위트 덱은 하나의 계정에 글을 띄우면 미리 연결해둔 유령 계정에 동시에 같은 글이 게시되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며, 트위터 피드는 특정 사이트에 링크를 걸어두고 게시물이 올라오면 이를 자동전송하는 프로그램이다.
야당 의원들은 “‘트위터피드’는 링크를 걸어둔 사이트에 게시물을 무차별적으로 전송하기 때문에 조선·중앙·동아일보와 같이 정치부터 문화, 연예까지 하루 수백 건 이상이 생산되는 종합사이트는 링크가 불가능했다. 따라서 국정원이 미리 링크를 걸어둔 곳들은 콘텐츠가 정치적인 내용에 한정되고 많이 생산되지 않는 뉴스사이트나 블로그, 카페, 트위터, 페이스북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런 결과에 비춰볼 때)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야당 지지성향의 글로 분류되는 데도 검찰이 무리하게 증거로서 끼워 넣었다고 주장하는 트위터 게시물은 오히려 국정원이 ‘자동봇’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검찰이 기소한) 트윗글 5만5000여건 중에는 야권을 지지하는 성향의 트윗들도 많이 나와 있다”며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주장을 의심케 하는 사례”라고 주장한 바 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은 트위터의 ‘해쉬태그()’기능을 사용해 특정 모임의 트위터들을 대량 리트윗했다”며 국정원이 리트윗한 주요 모임으로 △코콘(KOCON)-대한민국애국보수주의 연합 △세이프코리아(safekorea) △discovering the cosmos and inwardness(DCin)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박근혜와 함께(박근혜) △박정희 대한민국 대통령(박정희)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임(대사모임) △일일 베스트 멘션(일베)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이 봇 프로그램을 활용해 특정 보수매체의 기사를 집중적으로 링크했다”며 지난 2012년 12월 10월부터 12일까지 3일간 국정원이 리트윗한 각 언론사의 기사 목록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국정원은 △뉴데일리(34건) △데일리안(43건) △푸른한국닷컴(55건) △뉴스파인더(38건) △독립신문(64건) △데일리NK(42건)의 기사를 게시했다.
서 의원은 이외에도 “국정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조·중·동을 비롯한 메이저 보수언론을 비롯해 연합뉴스, 뉴시스, CBS 등의 언론사 기사를 수시로 동시다발적으로 게시, 리트윗, 링크했다”고 말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작성된 트위터 글 중 인터넷 카페 및 블로그와 연동된 글은 총 34건(리트윗 제외)이고 총 10개의 카페·블로그가 링크됐다”고 말했다. 서 의원이 공개한 사이트는 △대한민국 사랑 △하얀비의 풀꽃편지 △무한의 정구지네 △황장수의 세상읽기 △박사모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임 등이다.
서 의원은 “검찰 수사가 평가할 부분도 많지만 외부조력자에 대해 수사망을 좁히지 못했고 사실상 이미 수사가 멈춘 상태”라며 “국정원이 ‘봇’을 통해 전파한 해당 사이트에 돈을 지급했는지 등에 대한 수사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