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올해 신규사업비 2.7조 불과..보금자리 `차질`

by박철응 기자
2011.03.04 15:00:07

2차 보금자리 사업비만 4조원 이상
총 사업비 30.7조..공급 7.7만가구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올해 신규 사업비가 2조7000억원에 불과해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재조정을 하고 있는 신규 미보상 지구는 138개 지구에 달하는데 이 중 2차 보금자리지구 2곳의 사업비만 해도 4조원을 넘는 수준이다.

LH는 올해 사업규모를 30조7000억원으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한다고 4일 밝혔다. 건설이자를 포함한 회계상 사업비는 33조원대다.

지난해의 경우 당초 43조원으로 사업비를 계획했다가 자금난이 불거지면서 8월 31조원으로 줄였고 실제 집행액은 26조원에 그친 바 있다. 지난해 집행된 사업비 규모보다는 늘려 잡은 것이다.
 





사업비는 ▲기존 진행사업에 25조4000억원 ▲신규 사업 2조7000억원 ▲주거복지 2조2000억원 ▲토지은행 등 사업에 4000억원이 소요된다.

2조7000억원 범위 내에서 미보상 지구 사업들을 선별해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LH는 신규 사업에 대해 향후 재원 조달 및 사업조정 추진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이미 사전예약을 받은 보금자리 2차지구(구리 갈매, 부천 옥길, 시흥 은계) 등은 우선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LH가 지난해 4월 관보에 고시한 2차지구의 사업비는 구리 갈매 1조5548억원, 부천 옥길 1조2081억원, 시흥 은계 1조3688억원으로 모두 4조1317억원 규모다.



그만큼 올해 LH의 신규 사업여력은 극히 제한되는 셈이다. 광명시흥 등 3차 보금자리지구 등은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보인다.

기존 진행사업은 세종시 등 주요 국책사업의 부지조성과 기반시설 설치 공사를 적기 추진하는 한편, 보금자리 1차지구 중 부지조성이 진행 중인 서울 강남, 서초지구 등은 정상 추진하고, 고양 원흥과 하남미사지구는 연내 보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LH는 "적극적인 판매 촉진을 통한 자체 자금과 금융시장을 통한 외부차입자금 및 정부 지원 등으로 최대한 사업비를 마련하고, 자금 여건에 따라 사업 규모를 신축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며 "자금사정이 악화될 경우는 불가피하게 사업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분양대금 회수로 17조4000억원 ▲출자금 및 기금 7조6000억원 ▲금융시장 차입 17조원 등으로 모두 42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조달 자금은 사업비 외에 원리금 상환에 11조4000억원을 지출한다.

대금 회수의 경우 부동산 경기 회복세로 점차 증가하겠지만 2009년과 지난해 판매 부진의 여파로 대폭 늘어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자체 분석이다. 채권 발행은 관련법 개정으로 여건이 개선됐으나 이미 발행 물량 과다에 따른 수요 부족으로 획기적인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은 입주자 모집 기준으로 올해 7만7000가구를 공급하고 착공은 6만가구, 준공은 7만5000가구로 계획했다. 공급물량 중 임대주택은 4만8000가구다. 최근 전세난 등으로 인한 서민주거 불안에 대응해 주택 공급과 착공, 준공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업승인 기준으로 한 신규 주택 공급 규모는 여전히 국토해양부와 협의 중이다. 국토부는 올해 21만가구 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LH가 17만가구를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LH는 자금 여력이 없다며 10만가구 가량을 제시하고 있다.

도심 저소득층과 소년소녀가정 등을 위해서는 다가구임대주택 5600가구, 전세임대주택 1만2130가구 등 2만2000가구를 공급한다. 신규 토지공급은 15조원 규모인 1280만㎡을 매각 추진할 계획이다.

LH는 영구임대, 국민임대, 10년임대 등 임대주택과 다가구매입임대와 전세임대를 합쳐 올해 말에는 지난해보다 7만2000가구 늘어난 65만6000가구의 임대주택을 운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구당 4명 거주한다고 가정하면 260만명이 LH 임대주택에 거주하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