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이사회, 李행장 5억 수수건 결론 못내려

by원정희 기자
2010.11.05 14:21:17

李행장 실권주 관련 결제라인에 없었다 진술 등 조사내용만 보고
"이사회서 대가성 여부 등 판단할 수 없다"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신한은행 이사회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이백순 행장의 5억원 수수건에 대해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이 행장이 재일교포 주주로부터 받은 5억원의 대가성 및 사용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은 검찰 몫으로 넘어갔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오전 8시 정기 이사회를 열고 3분기 은행 결산안건을 처리했다. 이어 이 행장의 5억원 수수건에 대한 감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보고받았다.

은행 일각에선 이 행장이 지난해 4월 한 재일교포 주주로부터 받은 5억원이 당시 실권주 배당에 대한 대가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감사위원회는 검사 출신의 외부 변호사를 선임해 자체 조사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사회에서도 당시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담은 조사 내용을 보고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이사회에서 대가성 여부와 이 행장의 사용여부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 것이다.

다만 조사과정에서 감사위원회는 당시 이 행장이 실권주 배당과 관련한 결제라인에 있지 않았다는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 돈의 사용여부와 관련해 일정기간에 대해선 당시 관계된 직원들의 증언에 따라 `돈을 안 쓴 것 같다` 혹은 또 다른 기간 동안은 증빙자료가 없어 `사용여부를 모르겠다`는 수준으로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감사위원회 소속의 은행 한 이사는 "이같은 진술들에 따라 대가성이 없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조사결과가 감사위원회에 보고 됐으나 감사위원회에서 이런 조사결과에 대해 맞다 틀리다의 결론을 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은행 사외이사도 "조사내용에 대한 보고만 받았을 뿐"이라며 "감사위원회와 이사회가 결론을 내리고 사실관계를 밝히긴 현실적으로 어렵고 앞으로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등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은행 이사회는 대표이사인 이백순 행장과 사외이사인 신상훈 사장, 위성호 지주 부사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일 신한금융(055550) 3인방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은행 비서실의 대여금고가 있는 신한은행 서소문지점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이 행장의 5억원 수수와 관련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