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밀기계 "대형 공작기계 우리가 독점"

by박기용 기자
2009.04.28 14:34:08

이익률 23%.."국내 경쟁업체 부재"
경기변동 민감, 과점체재 깨질수도
6~7일 청약..내달 19일 코스닥 상장

[이데일리 박기용기자] "코스닥 상장을 통해 초대형 공작기계 분야에서 전 기종 포트폴리오를 구축, 대형 공작기계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하겠습니다."

하종식 한국정밀기계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다음달 19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둔 한국정밀기계는 대형 공작기계 전문업체다. 지난 1960년 하 대표의 선친이 설립한 한국금속공업사로 시작해 98년 한국정밀기계㈜로 새출발했다. 경남 함안군에선 손꼽히는 우량기업이다.

작년 총 매출 중 풍력발전기 가공기계가 15%, 조선엔진 부품 가공기계가 10%, 토목 건설장비 가공기계가 8% 등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의 50% 가량은 수출을 통해 벌어들였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을 향상해, 지난 2006년 매출 456억원에서 이듬해 762억원, 지난해 13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4억원, 158억원, 303억원으로 성장해 이익률이 22.9%(작년 기준)에 달한다.

간담회 자리에 동석한 김경섭 한국정밀기계 기획부 부장은 "대형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국내 경쟁업체가 없다는 점이 이익률이 높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확정 수주잔고만 3502억원으로, 올핸 이중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오는 2013년 매출액 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이 목표다.

다만 부채비율은 211.12%로 업종평균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김 부장은 "통상 제작 기간이 12~18개월씩 걸리다보니 선수금을 10~30%까지 받는데 이게 다 부채로 계상되기 때문"이라며 "작년 전체 부채 1164억원 중 선수금만 450억원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공작기계 산업은 경기변동에 민감하다. 특히 설비투자에 인색해지는 요즘 같은 시기엔 다른 산업에 비해 가장 먼저 불경기를 체감할 만큼 선행성을 보인다. 실제 외환 위기 때도 설비투자 극감으로 공작기계 생산 업체들이 연쇄 도산하면서 2000년까지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하 대표도 "외환위기 때 형제 간 보증으로 세 기업 모두 부도나 화의 절차에 내몰린 경험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엔 조선·풍력 관련 매출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지만, 역시 해당 업황에 따라 실적이 출렁일 수 있다.

한국정밀기계도 투자설명서에서 "대형 공작기계 매출이 주요 전방산업인 조선, 플랜트, 풍력발전의 영업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으므로 전방산업의 경기변동 및 설비투자계획 등에 따른 실적변동의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상 과점 체제가 깨질 가능성도 염두해 둬야 한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국공작기계`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의 설비투자를 통한 생산능력 증가, 두산인프라코어 같은 대기업의 시장 진입에 따른 과다경쟁 가능성 등이 수익성과 성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하 대표와 하 대표의 친인척들이 회사 지분 28.8%(공모후 기준)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 대표의 형과 동생이 각각 대표로 있는 한국제강과 한국주강(025890)도 지분 11.3%, 13.1%씩을 갖고 있다. 총 주식수 764만주 중 54.66%가 1년 보호예수에 걸려있다.

오는 6~7일 우리사주배정 물량 11만5000주를 제외한 218만주(30%)의 공모 청약을 실시하며, 공모가 밴드는 1만8000원에서 2만2000원 수준이다.
 
발행비용을 제외한 402억3000만원(1만8000원 기준)의 자금을 공모해 건물 등 시설자금에 36억원, 차입금 상환에 80억원, 연구개발과 물품대금으로 나머지 286억원을 쓸 예정이다. 다음달 1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며, 주관사는 현대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