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 쓴맛 `안정성 갖춘 혼합형펀드` 봇물

by이진철 기자
2008.05.16 15:34:30

주식펀드 손실리스크 경험.. 대안상품 관심증가
하락장 대응 가능 혼합형펀드 신상품 출시 잇따라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주식과 채권의 투자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혼합형펀드 상품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초 국내외 주식시장 조정으로 주식형펀드의 리스크를 경험한 자산운용사들이 주식으로 시장상승에 따른 수익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채권으로 시장하락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는 자산배분 전략이 가능한 다양한 펀드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이 판매중인 `흥국 체인지업 주식혼합펀드`는 하나의 펀드에 가입해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공격적인 주식형펀드에서 안정적인 채권형펀드로 전환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 상품은 펀드운용 초기 펀드 자산의 90% 이상을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중심으로 투자를 한다. 또한 펀드 설정일 이후 10%의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펀드내 보유주식을 전량 매도해 채권형 펀드로 전환해 안정성 위주로 운용한다.

동부자산운용의 `델타펀드 시리즈`는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주식편입비중을 줄이고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주식편입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사용한다. 원금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들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현재 수탁고가 1조7000억원 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동부 델타-프라임 1단위 주식혼합투자신탁 제16호`의 경우 주식연계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주가연계펀드(ELF)의 수익구조를 추구하는 주식혼합형상품이다.

코스피200지수가 주식운용개시일 대비 운용기간동안 40%이하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원금보존이 가능하다. 만기시점의 코스피200지수가 -20%에서 0% 등락률 수준에서는 10%미만 수준의 수익을, 0%에서 10% 등락률 수준에서는 0~20% 수준의 수익을, 20% 이상 상승시에는 20% 수준의 수익을 추구토록 운용된다.

동부자산운용 관계자는 "`델타펀드`는 선물∙옵션을 이용해 주가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급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의 장세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피하면서 분리과세를 통해 절세가 가능한 `분리과세 고수익고위험펀드`는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양투신운용은 지난달말 6.4%의 낮은세율로 분리과세가 가능한 `동양분리과세 고수익고위험펀드` 채권형 2개와 채권혼합형 1개를 포함해 총 3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KB자산운용도 이달초 `KB분리과세 고수익고위험 채권혼합투자신탁`을 출시했다. `KB 분리과세 고위험고위험 채권혼합펀드`는 우량 회사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위험을 가지지만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고수익고위험 채권(신용등급 BB+ 이하 사채, B+ 이하 기업어음)에 10% 이상 투자하고, 주식관련 사채와 우량주식에 일부 투자해 수익률을 제고한다.
 


해외펀드에 대한 인기를 반영하듯 이머징국가 등 글로벌 채권에 투자하는 혼합형펀드의 출시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은 `알리안츠 RCM 다이나믹 포지셔닝 혼합주식신탁(자) 제1호`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시장 전망에 따라 주식과 유동성자산(단기채권 포함)간의 투자비중을 0~100%까지 탄력적으로 조절, 시장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KB자산운용의 `KB이머징마켓플러스 채권형펀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실질금리를 제공하는 이머징마켓 국가의 국공채 등 현지통화채권에 집중 투자한다.

`KB이머징마켓플러스 채권형펀드`는 신흥시장 국가의 높은 금리수준과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한 통화의 절상 압력으로 이자수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이 상품은 현재 주식시장은 부담스럽고, 머니마켓펀드(MMF)의 낮은 이자수익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게 KB자산운용측이 설명이다.

교보투신운용의 `파워 전환형 투자신탁`은 ▲브릭스 각국의 경제상황과 세계 경제환경의 변화에 맞춰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각국에 투자할 수 있는 개별국가 펀드와 ▲브릭스국가에 모두 투자할 수 있는 브릭스 펀드, ▲주식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피할 수 있는 국내 채권형 펀드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엄브렐러 펀드로 설계됐다.

엄브렐러펀드란 여러개의 하위펀드를 구성해 시장상황이나 테마에 따라 투자가 가능하고, 투자자가 직접 전환 또는 투자할 펀드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교보 파워 전환형 투자신탁`는 고객의 판단에 따라 별도의 수수료 없이 1년에 12번에 한해 6개 펀드를 자유롭게 교체하며 투자할 수 있다. 특히 브릭스 국가의 전체적인 주식시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투자금을 모두 국내 채권형 펀드로 전환해 주식의 변동성을 피할 수도 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이달중 출시할 예정인 `현대글로벌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펀드`는 최근 유가, 곡물 등의 가격상승으로 시작된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을 투자기회로 삼는 상품이다.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물가연동채권)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징하기 위해 만들어진 채권으로 물가 상승률에 따라 원리금이 변동되는 구조를 가졌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은 일반채권과는 달리 실질금리에 가격이 연동돼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다"면서 "인플레이션에 의한 금리 상승시 채권가격이 오히려 상승하는 효과가 있어 기존의 채권 포트폴리오에 추가시 위험을 낮추며 기대수익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관계자는 "선진국 뿐만 아니라 이머징시장으로 투자대상을 확대해 기존의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출시한 `부모님사랑 글로벌이머징펀드`를 주식형과 혼합형 두가지 형태로 선보여 투자자들의 성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토록 했다. 주식형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브릭스, 동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이머징 지역에 분산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이에 비해 혼합형은 이머징시장 외에 국내채권 등에 일부 투자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토록 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경험한 바와 같이 주식시장 하락위험은 투자자들이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안정성을 강화한 혼합형펀드 상품의 출시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