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9개월째 국내주식 '사자'…총 33조원 순유입
by장영은 기자
2024.08.09 12:00:00
한국은행, 7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반도체 호황·AI 붐에 힘입어 국내 증시 순매수 지속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이탈에 멕시코 페소화 약세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9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연속 순매수 기간으로는 약 7년 만(2016년 6월~2017년 7월)에 최장 기간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금은 18억6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로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사자’ 우위를 지속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순유입금은 총 243억1000만달러(약 33조4000억원)였다.
7월 한달 간 채권 투자금은 3억8000만달러(약 5226억원)로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순매수세다. 주식과 채권을 합친 증권투자자금은 지난해 11월 이후 순유입을 기록 중이며, 월 평균 순유입 금액은 35억6000만달러(약 4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식 자금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 기대 등으로 순유입됐으나 7월 하순 들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 증대, 차익실현 매도 등으로 순유입 규모가 축소됐다”며 “채권 자금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일부 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 등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채권 투자 수요 지속 등으로 소폭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외한 시장 동향에서는 멕시코 페소화 절하가 눈에 띄었다. 신흥국 통화가 국가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가운데 페소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유출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 지난 6월 5억9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던 멕시코 외국인 채권자금은 7월에는 31억9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튀르키예 리라화는 중동분쟁 확대 우려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가치가 떨어졌고, 중국 위안화는 달러 약세 및 엔화 강세 등으로 가치가 올랐다.
선진국 통화의 경우 미국 달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약세를, 유로는 유로지역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엔은 일본은행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 등으로 큰 폭 절상됐다.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가시화에 하락했다가 미국 경기둔화 우려와 중동 불안 고조로 투자심리가 악화되자 하락폭을 되돌리며 보합세를 보였다.
7월 중 원·달러 환율의 전일대비 변동률은 0.24%, 변동폭은 3.3원으로 전월 0.26%, 3.5원에 비해 각각 소폭 축소됐다.
달러 조달 여건을 나타내는 3개월 원·달러 스와프레이트(원화 조달 금리)는 7월 -2.16으로 전월(-2.07)대비 하락했다. 원·달러 스와프레이트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양호한 외화자금 사정에도 불구하고 위험회피심리 강화에 따른 보수적인 자금운용 등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