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금리인상 포문 여나…라가르드, 7월 가능성 시사
by김혜미 기자
2022.05.12 10:43:52
라가르드 "3분기 초 자산매입 중단…머잖아 금리인상"
ECB 위원들, 인플레 대응위해 7월 인상 목소리 높여
전문가들, 7월 인상 기정사실화…추가 인상횟수 주목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오는 7월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 경제 전문가들은 7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슬로베니아에서 한 연설에서 올 3분기 초에는 채권매입을 통한 대차대조표 확대를 중단하고, 이후 ‘머잖아(some time)’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불과 몇 주 동안의 기간”을 의미한다고도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물가 안정에 대한 ECB의 책무를 보여주는 조치는 기업과 가계의 미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추가적으로 높이지 않고, 중앙은행의 신뢰도를 시험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로써 ECB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영란은행(BOE) 등 주요 글로벌 중앙은행의 매파적 움직임에 합류하게 될 전망이다. 유로존의 지난 4월 물가상승률은 7.5%로, ECB의 물가목표치 2%를 감안하면 거의 4배 수준이다.
최근 ECB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정책위원회 위원들 가운데 상당수는 7월 금리인상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월 위원회에 합류한 프랭크 엘더슨 위원은 지난 10일 “언제나처럼 앞으로 발표될 지표에 근거해 7월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인 올리 렌 위원은 지난 8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굳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면서 7월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FT는 25명의 위원 가운데 다수가 7월21일 회의에서 25bp(1bp=0.01%p)의 금리 인상에 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ECB는 제로(0) 기준금리를 2016년 3월 이후 유지하고 있으며, 예금금리는 2019년 9월 이후 역대 최저치인 마이너스(-)0.5%에 머물러있다. 예금금리는 지난 2014년 이후 지금까지 마이너스대다.
다만 위원 가운데 가장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파비오 파네타 위원은 2분기 성장률 지표가 나온 뒤 금리 인상을 해도 늦지 않는다면서 7월 금리인상에 여전히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7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라인하르트 클루제 UBS 이코노미스트는 7월 0.25%포인트 인상이 내년까지 예금금리를 1.25%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7번의 인상 중 첫 번째 조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데릭 두크로제 픽텟 웰스 매니지먼트 이코노미스트도 7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한편 블룸버그는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ECB 위원들이 올 연말 이전에 금리를 0보다 높게 유지하는 시나리오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7월에 0.2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내년 1월 이전에 최소 2번의 추가 인상에 나서는 것이 그럴싸한 결과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ECB가 올 연말 이전에 현재 -0.5%인 예금금리를 3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