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전 사장 “英원전의 도시바 지분 인수, 가장 빨리 뛰어들 것”

by김상윤 기자
2017.03.22 09:00:39

UAE원전 이후 8년만 해외수출 타진
영국 북서부 원전 사업 진출 가능성
"물밑에서 수없이 정보 얻고 있어"

조환익 사장. 이데일리DB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조환익 한국전력(015760) 사장이 영국 북서부 원전 건설 사업에 진출할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분 인수가 이뤄지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이후 8년 만에 해외 원전사업에 진출하게 된다.

조 사장은 21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시바(toshiba)가 갖고 있는 뉴젠지분 인수와 관련해 아직 지분인수 구조가 결정된 건 없지만 가만히 있지 않겠다”면서 “부채 자본 등 매각 구조가 밝혀지면 가장 빨리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 사업에서 7조원대 손실을 본 도시바는 원전 사업부분을 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다. 도시바는 2006년 원전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54억달러에 인수하며 원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웨스팅하우스가 2008년 미국 조지아·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수주한 원전 4기의 공사가 수년째 지연되면서 도시바에겐 ‘짐’이 되고 있어 원전사업 부분 매각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한전이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은 도시바가 보유한 뉴제너레이션 컨소시엄(뉴젠) 지분 인수다. 뉴젠은 2019년부터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총 3.8GW 규모의 원전 3기를 짓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사업비만 150억파운드(약 21조원)에 달하는 사업으로 2024년까지 완공이 목표다. 뉴젠은 도시바와 프랑스 에너지기업 엔지(engie)의 합작사로 도시바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한전이 뉴젠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원전사업에 이어 두번째 원전 수출에 성공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웨스팅하우스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지만 한전의 관심사는 뉴젠이다.

조 사장은 “뉴젠 매각과 관련해 아직 영국과 일본 정부 사이 협의가 안 돼 있는 상황이라 물밑에서 수업이 왔다갔다하며 정보를 얻고 있다”면서 “이외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도 긴 호흡을 가지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