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채움공제, 가입자 2000명 돌파..기업 부담감은 해결사항

by채상우 기자
2014.12.09 11:26:35

중진공, 내년가입자 목표치 6000명으로 늘려 잡아
중소기업 "납입금 하한선 낮춰 중소기업 부담 줄여야"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중소기업의 핵심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시행하는 ‘내일채움공제’ 가입자가 시행 3개월 만에 2000명을 돌파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내일채움공제는 회사와 회사가 지정한 핵심인력이 5년 간 매월 일정금액을 공동으로 적립하고, 핵심인력이 만기까지 재직 시 공동적립금을 성과보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로 퇴직금과는 별개로 운영된다.

최소 납입금액은 5년간 2000구좌(1구좌당 1만원)로 회사와 핵심인력이 최소 2대1 비율로 납입하게 된다. 이율은 연복리 2.68%다. 내일채움공제를 통해 기업은 핵심인력 유출을 막는 효과와 함께 납입금액의 25%만큼을 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9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8월 내일채움공제를 시행한 이후 3개월 만에 가입자 2005명(11월26일 기준)을 기록했다. 시행 첫해 목표인 1600명에 비해 25.3% 늘어난 수치다. 가입 회사도 765곳에 이른다. 공제가입 평균금액은 43만2000원으로 직원과 기업이 각각 12만6000원, 중소기업이 30만6000원을 적립하고 있다.

내일채움공제는 기업과 개인, 정부가 함께 중소기업의 잦은 인력유출을 막기 위해 힘을 모았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34.5%가 최근 3년간 핵심 인력의 이직으로 인해 경영상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DMB 수신기를 제작하는 미디어라이프의 김찬팔 대표는 “직원 수가 13명밖에 안 되는 저희 같은 작은 규모의 회사의 경우 인력 한 명의 가치는 굉장히 크다”며 “핵심 인력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제도”라고 평가했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도 본인 납입금 대비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예를 들어 회사와 핵심인력이 각각 20만원, 10만원을 5년간 납입하게 되면, 핵심인력은 만기 후 본인납입금 대비 330%인 약 1986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중도 퇴사 시에도 본인이 납입했던 총액과 이자를 수령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일채움공제 브랜드 이미지. 중소기업진흥공단 제공
날로 치솟는 인기에 중진공은 내년 내일채움공제 가입자 목표를 6000명으로 확대조정했다. 구재호 중진공 인력개발처장은 “출범 3달 만에 당초 예상 가입자 수를 넘어설 만큼,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높다”면서 “내년부터 가입자 목표를 6000명까지 늘리고 제도 보완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진공은 내일채움공제에 투입하는 예산을 올해 10억에서 13억8800만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내년 적립금 총액은 이달 기준 17억7400만원의 약 15배 달하는 262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일채움공제 납부 금액 하한선(개인 10만원, 기업 20만원)이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금고 제작을 하는 선일금고제작의 한미순 차장은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가입을 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 막 시작한 중소기업들은 초기 자본이 중요한 만큼 몇백만원도 쉽게 지출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 중소기업의 핵심인력 사원은 “다른 은행에 들었던 적금을 빼, 내일채움공제에 넣었다”며 “적금을 빼지 않았으면, 부담이 됐을 것이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연봉이 상당히 낮은 것을 감안한다면, 부담이 되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명성훈 중진공 핵심인력평가기금 과장은 “아직은 기준을 완화할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며 “제도 초기인 만큼 좀 더 지켜본 후 조정을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핵심인력과 중소기업이 매월 34만원 이상 공동 적립 예시. 중소기업진흥공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