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승현 기자
2013.11.06 12:45:54
박 시장, "국회도 지자체 결정 따를 것"...자신감 내비쳐
내년 예산에서 복지분야 32%..."정부 복지사업 매칭으로 복지예산 증가"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은 6일 “국회 논의과정에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통과가 확실하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 2014년 예산안’을 발표하며 “무상보육 국고보조율 20%P 인상에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반대하지만 국회는 치열한 논의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방정부의 안타까운 (재정)사연과 국민의 목소리를 감안하면 국회도 지자체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내년 무상보육 예산과 관련, 정부안(국고보조율 서울 30%·다른 지자체 60%)을 거부하고 보육법 개정안(국고보조율 서울 40%·다른 지자체 70%)을 기준으로 편성했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기초연금 재원분담에서 기존 분담비율을 적용하는 나름의 ‘성의’를 보였다”며 “보육법 통과를 위해 정치권과도 원할히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 시장은 “사회복지 예산은 점진적으로 확대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면서도 “중앙정부 복지정책을 시가 매칭으로 하다보니 (예산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내년 사회복지 예산은 순계예산(실제 가용예산)의 32%를 차지한다. 문화·예술·관광 분야의 예산이 크게 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다음은 ‘서울시 2014년 예산안’에 대해 박 시장과 주고받은 일문일답.
- 무상보육 국고보조율을 40%로 예산을 편성했는데 만약 정부안인 30% 기준으로 법령이 통과되면 어떻게 할 건가.
▲보육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이미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지금 기획재정부가 반대하고 있지만 국회가 이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본다. 무상보육 국고보조율은 서울시만 아니라 경기도 등 모든 지방정부에 해당이 된다. 시도지사협의회가 공동으로 정부에 간곡히 개정안 통과를 요청하고 있다. 국회 논의과정에서 (서울시 기준) ‘40% 인상’이 될 게 확실하다고 본다. 지방정부의 안타까운 사연과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면 국회도 (지자체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 내년에 세입이 많이 줄어든다고 했는데 성장률 전망치는 얼마로 잡았나.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율을 3.9%로 잡고 예산안을 잤는데 서울시는 과거에도 정부 기준보다는 성장률을 낮게 책정했다. 그러나 시 세입은 주로 지방소비세 등에 의존하기 때문에 성장율은 세입예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 복지예산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 든다. 복지에 너무 올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복지예산은 점진적으로 확대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시민 생활을 안정시킬 뿐 아니라 창조경제 기반이 된다고 믿는다. 내년 서울시 예산에서 복지분야가 32%가 됐다. 그렇지만 중앙정부 복지정책 따라 예산을 매칭할 수밖에 없어 늘어난 측면도 있다. 복지예산 확대에 대한 고민이 없지는 안다.
- 예산을 충분히 투입하지 못해 아쉬운 분야가 있을 것 같다.
▲모든 게 아쉽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사업이 없다. 서울시가 지금 벌려놓은 공사들이 많다. 기존 공사들을 다 완성하고 싶은데 (재정부담으로) 공사기간 연장 등을 해야 하는 게 아쉽다. 문화·예술·관광 분야의 경우 내년에 오히려 소폭 늘어나기는 했다. 이 분야들이 훨씬 많이 늘어나다면 서울시 미래를 확실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 2015년부터 정부 기초연금 재원은 기존처럼 30% 부담할 건가 아니면 10% 부담할 건가.
▲내년 예산에는 기존 분담비율인 30%를 반영했다. 2015년 문제는 지금 고민할 여력이 없다.
- 내년 예산에 뉴타운 매몰비용이 대폭 줄었다. 뉴타운사업 해제가 많을텐데 매몰비용 처리를 미루는 이유는 뭔가.
▲뉴타운 매몰비용 문제는 기업들이 비용처리만 해주면 스스로 포기하고 나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법인세법 개정이 필요한데, 중앙정부가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번 국회에서 법인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무난하게 해제되는 지역이 많을 것으로 본다.
- 도로·교통·산업 인프라는 예산이 크게 줄었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지난해 예산에서 5000억 늘었고 금년에도 1000억 늘었다. 중요한 SOC 예산은 이미 반영했다. 한 사업이 완성되면 예산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 사업이 끝나면 예산을 줄이고 사업이 생기면 또 늘리는 식으로 하겠다.
- 내년 임대주택 공급량과 예산이 많이 줄었다.
▲예산액과 관계없이 임대주택 공급 8만호 달성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예산은 올해보다 줄이면서 공급호수는 늘이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자치구는 지금 예산편성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자치구에 내려 보내는 돈이 적은 것 아닌가.
▲자치구들은 지금 예산계획 작성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 고민하고 있다. 서울시가 예산문제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은 워낙 메말라 있다. 최종 열쇠는 중앙정부가 쥐고 있다. 자치구와 함게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