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도진 기자
2007.07.23 14:43:46
건설사 "비용 감안해야" VS 용인시 "시세 자극 안돼"
`광교 신도시 분양가, 시민 여론` 속사정도 복잡
용인시 "상현 힐스테이트 분양가 이번 주중 결론"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장마철과 휴가철이 겹친 여름 비수기에도 건설사들이 분양가 상한제 전 처분 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유독 경기도 용인만은 몇달 째 대형 분양 물량을 찾아보기 어렵다.
올 초부터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용인시가 분양가가 높다며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 대형 건설사와 용인시 모두 물러서지 않는 입장이어서 줄다리기만 계속되고 있다. 수 개월째 풀리지 않는 이 같은 고분양가 논란의 쟁점은 무엇일까?
현재 용인 수지 인근에서는 대형건설사만 세 곳이 분양 준비중이다. 현대건설(000720)이 상현 힐스테이트 860가구,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은 동천 래미안 2393가구를 올 초부터 분양 준비중이다. GS건설(006360)도 성복동에서 수지자이 2차 500가구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용인시와 가장 뜨겁게 맞붙고 있는 것은 상현동 힐스테이트다. 이 아파트 시행사인 한백씨앤디는 최초 3.3㎡(1평)당 1740만원에 분양승인을 신청해 고분양가 논란을 야기했다. 시행사 측은 용인시 분양가자문위원회가 3.3㎡당 평균 1605만원으로 권고가를 매긴 이후에는 이 가격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서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주변 집값에 비하면 매우 비싸다. 최근 상현동 두산위브 201㎡(61평)은 평균 7억5000만원, 만현마을 아이파크 149㎡(45평)은 6억4000만원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포함한 지역 시세는 3.3㎡당 1230만-1420만원선이다. 새 아파트의 분양 예정가가 최소 3.3㎡당 200만원 가량 높다.
상현 힐스테이트가 3.3㎡당 1600만원을 넘겨 승인을 받을 경우 이어 삼성물산의 동천 래미안도 3.3㎡당 1600만원 후반대에 분양가를 책정할 것이 예상된다. 성복동 수지자이도 3.3㎡당 1480만원대로 주변 집값보다 높은 가격에 분양가격을 책정했다.
용인시는 이같이 높은 분양가로는 승인을 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사업성을 고려하면 분양가를 추가로 낮추기는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상현 힐스테이트 시행사도 용인시 자문위 권고가격 보다 낮게 분양하면 적자가 발생해 사업을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용인시 측에 밝혔다. ▲법정비용과 공사가 더뎌진 데 대한 금융비용 ▲사업부지의 녹지전환 비용 ▲민원해소 비용 ▲도로 추가건설 비용 등을 분양가의 근거로 꼽고 있다.
용인시는 이 같은 비용내역을 인정하더라도 분양승인을 내주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높은 분양가가 집값 인플레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경기도와 용인시, 수원시가 주체로 참여하는 광교신도시의 분양가가 3.3㎡당 900만-1200만원으로 계획된 점도 용인시가 물러설 수 없는 배경이 된다. 광교신도시는 채권입찰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수지 상현동 지역의 집값이 오르면 이에 따라 산정되는 신도시 분양가격도 오르게 된다. 상현동에서 높은 분양가의 아파트가 나오면 `저렴하고 살기좋은` 명품 신도시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지역민들이 고분양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용인시가 분양가를 매우 조심스럽게 다룰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분양이 예정된 상현 힐스테이트, 동천 래미안, 수지 자이 등 3700여 가구가 모두 지역우선청약제도가 100% 적용되는 물량이기 때문이다. 용인 거주자들은 이들 유명 브랜드 아파트의 분양을 받는 것에 기대가 무척 크다.
특히 용인시에는 지난해를 전후해 올해 초까지 이 같은 유망 물량 분양 시 지역우선청약의 혜택을 보기위해 전세로 전입한 가구가 많다. 올 초에는 이 같은 전세 수요가 용인으로 몰리며 중소형 전셋값이 급등해 중대형 전셋값보다 높아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관련기사☞전셋값, 30평형대>50평형대 2007-03-21 09:31)
용인시 자가주택 보유자라면 고분양가로 보유 주택 집값이 높아지는 일을 반기겠지만 새 집 분양을 통해 내집을 마련하려는 용인 거주자들에게 고분양가는 반드시 막아야할 일이다.
이같은 배경 속에서 용인시가 분양가 논란을 어떻게 해결할 지에 분양 건설사와 수요자는 물론 부동산 시장 전반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초 용인시는 상현 힐스테이트에 대해 분양가 자문위원회가 매긴 가격보다 낮은 평당 1600만원 이하에 분양가를 권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 가격으로는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건설사의 강경한 입장으로 자문위 회의 이후 한달 여가 넘는 시점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이번 주 안에 상현 힐스테이트의 분양가를 결론 짓는 것을 목표로 시행사의 분양가 산정 자료에 대한 적정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비용 내역의 타당성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분양 선례 등까지 고려해 여러 참여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해결안을 내놓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