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탈당 선언…"민주당 공천은 정치적 학살"
by김유성 기자
2024.03.06 11:00:00
6일 탈당 기자회견 열고 "가짜 민주당 떠난다"
"많은 후보들, 사당화 경선에 분노하고 있어"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4선 홍영표 의원이 6일 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병석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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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는 게 이번 총선이고 야당이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이유”라면서 “하지만 민주당은 총선 승리보다 반대세력 제거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의 소중한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며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서로 토론하고 조정했던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고, (당의) 도덕적·사법적 문제에 대한 대응은 ‘도덕적 우위’를 지켜온 민주당의 정체성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고 했다.
이어 “돈 봉투 사건이 밝혀지면서 민주당의 위상은 땅으로 곤두박질 쳤고 이런 추락은 이번 공천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덧붙였다.
공천과 관련해 홍 의원은 “이번 민주당 공천은 정치적 학살”이라며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대국민 선전 포고”라고 단언했다.
그는 “엉터리 선출직 평가부터, 비선에서 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배제 여론조사, 이유 없는 전략지역구 지정, 급기야 경선 배제까지 일관되게 ‘홍영표 퇴출’이 목표였다”면서 “지금 많은 후보들이 원칙없는 사당화를 위한 불공정 경선에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은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면서 “윤석열 정권, 검찰 공화국이라는 거악에 맞서기 위해 온갖 부당한 일들 속에서 버텨왔지만, 부당한 공천과 막다른 길 앞에서 더 이상 제가 민주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는 “거대 양당이 포기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필요하다”면서 “서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정치,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 증오를 넘어 통합의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정치적 사명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낙연·김종민 공동 대표가 이끄는 제3지대 정당 새로운미래에 홍 의원이 합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 의원도 이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